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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매일 아침 09:05~11:00 여성시대 2019 8 양희은 · 서경석입니다 행복을 찾는 사람들 1 IBK기업은행 영통대로지점 거래고객 ㈜민스샵 천정민 대표 행복을 찾는 사람들 2 IBK기업은행 송도테크노파크지점 거래고객 ㈜이너트론 조학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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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매일 아침 09:05~11:00

여성시대2019

8

양희은·서경석입니다행복을 찾는 사람들 1

IBK기업은행 영통대로지점 거래고객

㈜민스샵 천정민 대표

행복을 찾는 사람들 2

IBK기업은행 송도테크노파크지점 거래고객

㈜이너트론 조학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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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여성시대가족을찾아서1

나는야벌레잡는여자

12 이달의 편지

‘황당한자장면가격’외

72 행복을 찾는 사람들 1

㈜민스샵천정민대표

76 행복을 찾는 사람들 2

㈜이너트론조학래대표

80 여성시대가족을찾아서2

이땅에살기위하여

86 코너 속 편지

‘이등병과일등병의차이’외

110 양희은의 스튜디오에서

밥심으로살기

112 서경석의 스튜디오에서

역사적순간의완성뒤에는

항상가족이있다

2019년 8월호contents

72

04

76

80

IBK기업은행 협찬의 월간 여성시대는 작지만 큰 감동을 전하고자 합니다. 매월 10일 IBK기업은행에서 무료로 배포하며, 이웃과 함께 보면 감동이 2배로 늘어납니다.

전국 주파수 안내(표준FM) ※ 전국 각 지역은 아래 주파수대에서 MBC 라디오 청취가 가능합니다.

서울 95.9 부산 95.9 / 106.5 대구 96.5 광주 93.9 대전 92.5 / 91.3 전주 101.7 / 94.3 창원 98.9

춘천 92.3 / 88.9 청주 107.1 제주 97.9(견월악) / 97.1(삼매봉) 울산 97.5 강릉 96.3 진주 91.1 / 93.5 목포 89.1

여수 100.3 안동 100.1 원주 102.5 / 92.7 충주 96.1 삼척 101.5 / 93.1 포항 100.7 울진 102.7 울릉도 98.5

발행일 2019년 8월 10일 발행인 ㈜문화방송 대표이사 최승호

등록번호 라 - 5413 진행 양희은, 서경석 프로듀서 강희구, 장승민

방송 MBC라디오 매일 아침 9:05~11:00 인터넷 주소 www.imbc.com

방송중 열린전화 02-368-1500 문의 02-789-3401 주소 (03925)서울시 마포구 성암로 267 MBC 라디오 여성시대

편집·제작 하나로애드컴(02-3443-8005) 표지 작가 이미경 월간지(비매품)

※ 본지는 한국도서윤리위원회 규정을 준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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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단언컨대벌레의계절이다.파리,모기,바퀴벌레가마치

제세상을만난듯활개를치는계절,귀찮고무섭고짜증나는벌레

를싹처리해주는여성시대가족이있다.스물여섯살의김현아씨

는이여름누구보다바쁘게움직이고있다.여성시대가김현아씨

를찾은날도벌레잡는데여념이없었다.

대학에서보건의료행정학을전공하고졸업후한산부인과병원

에서행정업무를봤다.한4년일을하다가‘나는앉아서일하는것

보다는돌아다니며일을하는게맞는것같다’는생각으로아버지가

운영하는소독방역업체로이직을했다.병원업무를볼때도바쁜

아버지의요청으로휴일이면소독통을들고따라다니며일을도왔

었다.곁눈으로배운그일이본업이되는데망설임은없었다.

“아버지가소독방역일을하신지는이제5년정도됐어요.평생

대학의도서관에서사서일을하다가전업을하셨는데아버지를따

라다니다보니이일이제적성에도맞고전망도있는일이라판단했

어요.”

글 | 성기애 (여성시대 작가)사진 | 송인혁

서울수유리의여성시대가족

김현아씨를찾아서

나는야 벌레 잡는 여자

여성시대 가족을 찾아서

05여성시대 가족을 찾아서 1 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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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김창봉씨가창업을계획한건우연한기회였다.도서관사

서로근무할때정기적으로청소와소독을하러나이지긋한두분이

항상오셨다.안면이트이고이일은어떤일이냐물었더니차근차

근설명하시는데‘아,이거재미있고전망이있겠네’판단이섰다.틈

틈이벌레에관한공부를하고관련업체에가서일손도거들다보니

어느새새로운일에대한도전이두렵지않았다.근면.성실함과꼼

꼼한기질이딱적성이다싶었다.

김현아씨가아버지밑에서차근차근일을배운지는1년남짓.직

원이7명인데아버지는딸이라고해서대충넘기는법이없다.다른

직원들보다더엄격하게일을가르치고있다.

“아버지는꼼꼼대마왕이예요.그러니뭐든지설렁설렁넘어가는

법이없어요.빈틈없이일해야한다고늘말씀하신답니다.”

김현아씨가몸담고있는‘해피존’은인터넷광고를통해또는지인

소개로일이들어온다.일차전화상담이이루어지고대략의사태를

파악한후벌레가있는현장으로출동한다.

출몰하는벌레에따라퇴치법이다르지만우선살충분무제를뿌리

고,젤상태의독먹이를바르고,벌레를꼼짝못하게하는강력끈

끈이를바닥에설치해둔다.

식당이나카페등음식물이관련된곳은자주소독과방역을해야

하니한달에한두번은꼭만나는고정고객과의친분이두텁다.

서울과수도권지역어디든고객이있으면달려간다.지방출장을

가는경우새벽부터부지런을떨어야한다.보통방역은두사람이

한조가되어움직인다.

한사람이전기충격으로벌레를잡는포충기가설치된곳에가서

포충기안에잡힌벌레를제거하고새로운종이를까는작업을하

면,나머지한명은주방과화장실을관리한다.요즘같은여름엔하

루10곳이상의현장에나가야하니시간을다투며일사불란하게움

직여야한다.

“해충의70%는날아다니는벌레예요.모기,날파리,파리,미국

바퀴벌레등이여기속하고요.걸어다니는벌레로는쥐,돈벌레,

지네,독일바퀴벌레가대표적이지요.처음엔저도벌레가징그럽고

무서웠는데자주접하다보니이젠익숙해졌어요.아직젊은여성이

벌레를잡는다고하면미덥지않은시선으로바라보기일쑤였어요.

그런데어느순간부터여성이니일을더꼼꼼하고깔끔하게해준다

여성시대 가족을 찾아서 1 06 |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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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칭찬해주시는분들이생기더라고요.”

아찔했던기억도있다.

“한번은개업한지얼마안된감자탕집을방역하고왔는데그다

음날전화가와서주방음식에소독약이들어간건지음식에서냄

새가난다고소독을잘못한거아니냐,마구화를내셨어요.저희직

원들모두걱정이앞섰지요.그런데다음날그분이다시전화하셔서

‘새로개업한곳이라새수도관을설치했는데아마그수도관에서냄

새가난것같다.정말미안하다.’사과를해주셨어요.그다음부터

더욱더세심하게소독과방역을하게됐습니다.”

그음식점사장님과는지금도거래를하고있단다.

“지구온난화로새롭게나타나는벌레들이많아졌어요.그래서정

기적으로소독방역협회에서하는수업을듣고세미나에참여하며새

로운정보를습득해요.시간나는대로벌레의생리에관해공부하

는건물론이고요.”

아버지의노하우와딸의젊은감각이만나새로운에너지가퍼지

고있다.

“집에벌레가있다고민하시는여성시대애청자분들,벌레를줄이

거나없애려면가장중요한것이청결과환기에요.요것만잘해도

벌레반은없앤거나마찬가지랍니다.싱크대주변에날벌레가많이

생기잖아요.설거지는그때그때해서음식물이남지않게하세요.

그리고하루에몇차례환기를시켜주세요.겨울에도하루한시간

정도만환기를시키면벌레가살기좋아하는습한기운을날려준답

니다.요것만지켜도벌레없는집안을만들수있어요.”

김현아씨는아버지밑에서일을잘배워자신의사업체를만들작

정이다.그시기가언제일지는모르지만우리가살아가는동안벌레

도함께살아갈것이니급할것도없다.

사람잡는더위속에서벌레를잡기위해분주하게움직이는김현

아씨의발걸음에는생기가가득하다.

여성시대 가족을 찾아서 1 08 |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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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이경선 [email protected]

12 황당한자장면가격

14 마장동의하루

16 나는매일여행한다

18 아이의생일

21 특수교육실무사입니다

23 엄마의엿고추장

26 초등학생들과친구먹기

29 아들의퇴소식에서

34 자연에서행복한

어린이집아이들

37 새로운가족이생겼습니다

41 발이편해야마음도편하다

45 밥집성공의숨은일등공신

48 좋은시어머니로

산다는것은

52 내마음도좀봐주세요

55 나도보약지어줘

58 감동의푸드트럭

60 서림이의캠핑장추억

편지이달의

[7848님] 저는 아내와 눈만 뜨면 같이 일하고 생활해요. 가끔 싸울 때면 마당에

나가서 우리 집 강아지 몽실이한테 하소연하고 들어와요. 그럼 마음이

좀 풀리더라고요. 우리 몽실이는 듣기만 해서 좋아요.

[1260님] 전 예전에는 마음이 심란하면 음주가무를 즐겼습니다. 그런데 그런 다

음 날이면 너무 힘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차 안에서 큰소리로 노

래를 하거나 요즘 시작한 줌마 운동을 하면서 소리를 질러요.

[3936님] 스스로 최면을 걸어요. 세상에 별사람 없다, 다 들여다보면 거기서 거기

다. 인생은 거기서 거기. 하면서 고기 구워 먹어요. 인생은 고기서 고기

하면서요. 하하.

[6456님] 내 마음 울적하고 치유하고 싶을 때는 라디오 틀어놓고 마음을 다스려

요. 한 시간 두 시간 자꾸 듣다 보면 마음이 조금씩 편안해진답니다. 라

디오가 친구가 되어 나의 스승이 되어 나의 마음 만져주니까 의지가 됩

니다. 라디오 좋아요.

[7375님] 전 마음을 다스릴 때 동네 구경을 다닙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아파트가

별로 없는 곳입니다. 혼자는 아니고요. 항상 9살 딸아이와 손을 잡고 다

녀요. 동네 여기저기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을 보다 보면 내가 하는 고민

이 쓸데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죠. 딸아이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가 집에 돌아오면 기분이 정말 좋아진답니다.

[4972님] 저는 머리가 복잡할 때 온천이나 사우나를 갑니다. 왠지 거기 있으면 아

무 생각 없이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아요.

[정미숙님] 마음이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망설임 없이 자전거를 탑니다.

강변도로를 따라서 땀이 흐를 정도로 달리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펑 하

고 뚫리는 기분이지요. 정신과 육체가 건강해지는 느낌, 강추입니다.

[이준희님]저는 명태를 방망이로 마구 때리거나 빨래를 세탁기에 안 돌리고 빨래

판에 두들이다 보면 몸에 힘이 빠지며 스트레스가 사그라지는 듯해요.

나만의스트레스해소법

11이달의 편지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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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충북괴산군연풍면으로출장을갔습니다.서울에서

내려온직원과만나서일단점심부터먹기로했죠.

식당을찾아연풍면장터를누비다‘행복짬뽕’이라는중국집을만

나게됐습니다.식당안에는손님이두분계셨고한가해보였습니

다.시계를보니오후1시20분,별기대없이배가고프니까아무

거나먹자는마음이었어요.짬뽕밥을시키려고했는데,주문을받는

아주머니가오늘은자장면만된다고하시더군요.그래서저는속으

로‘아하,점심시간이지나서준비한재료가모두소진됐나보다’생

각하고자장면두그릇을주문했습니다.

그리고다시메뉴판을보니까하얀도화지에연필로‘오늘은현금

만가능합니다’라고적혀있더군요.그래서저는이번에도속으로

박희운

충북 충주시 국원대로

황당한 자장면 가격

Letter 1‘아,카드결제기가고장났는데이곳은워낙시골이라수리를받으려

면청주에서와야하니까아예현금만받으시는구나’생각했습니다.

두시약속이라자장면두그릇을서둘러먹은뒤계산했습니다.

‘자장면한그릇에오천원이니두그릇해서만원이네’생각하고만

원짜리한장을낸뒤식당을나오려는데,아주머니께서“저손님,

잔돈이요.잔돈받아가셔야지요”하면서8천원을돌려주시는거예

요.제가놀란눈으로이걸왜주느냐고하니까“오늘은자장면만파

는날이고,한그릇에무조건1천원에드려요”하시더군요.자장면

한그릇에천원이라니….“저기메뉴판에는5천원이라고적혀있

는데요”라고묻자,아주머니는“우리식당이용하시는지역분들께

감사하는마음으로식당이익의일부를지역주민들에게환원해드리

는거예요.매월17일엔자장면한그릇을1천원에드려요”하시더

군요.

황당한자장면가격에그렇게깊은뜻이있는지미처몰랐습니다.

그러니더더욱돈을드려야할거같더라고요.우리는이곳주민도

아닌데그런대접을받는게폐가되는거같다,그러니저희에게는

그냥정가대로받으시라고하고,8천원을돌려드렸습니다.그러자

아주머님은“저희도한달에한번베푸는즐거움을누리는거예요.

근데지역주민이아니라고음식값을다르게받을수있나요?오늘

은그냥가고다음에지나실일있으면또들려주세요”하셨지요.

식당문을나와약속장소로가면서직원과얘기했습니다.남에게

베푸는즐거움은어떤기분일까?우리도그런즐거움을경험하는

하루가되자라고요.

중국집사장님덕분에기분좋은경험을했습니다.사장님의이웃

사랑하는즐거움이배가되길응원합니다!

이달의 편지 12 | 13이달의 편지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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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동상인들의하루를알리기위해서이글을씁니다.마장

동은서울성동구북쪽에있는동네로조선초기부터말을

기르던양마장이있어서마장동이라불렸다고합니다.

마장축산물시장(우시장)상인들의하루는새벽일찍부터시작합

니다.새벽2시부터전국의여러도축장에서소와돼지를실은냉동

차량이시장에도착합니다.소와돼지는전날도축되어등급판정을

받고하룻밤사이냉장을거친상태입니다.돼지는세로로반을나

눈2분도체,소는다시반으로더나눈4분도체상태로운송되는경

우가대부분입니다.

냉동차량이시장에도착하면가게불들이하나둘켜집니다.상

인들은비닐옷을입고막도착한고기를가게안으로옮깁니다.소

김충수

서울시 성동구 마장로

마장동의 하루

Letter 2와돼지의지육이도착하면발골을시작합니다.발골이란뼈를발라

낸다는뜻으로새김또는성형이라합니다.소한마리발골하는데

1시간30분남짓하고,돼지는1시간이면충분합니다.발골과정에

서분리되는족이나뼈,꼬리등의부산물은시장내에서다시거래

됩니다.발골한지육의양이많으면이른새벽부터작업을시작해야

하는데,도소매판매와배송이오전6시부터시작되기때문입니다.

오후에는부산물이들어오는데오물과지방이많아부패가쉽습니

다.그래서가능하면빨리세척하고손질해야합니다.

오후3시가되면도매상들은가게를정리하고문을닫습니다.하

지만먹자골목은손님맞이채비를시작하죠.제퇴근시간이되면

고기먹으려는손님들이북적입니다.옛날에는먹자골목만손님이

많았는데요즘들어정육점형식당,정육식당이여러곳에들어서서

시장내부에도사람들이많이찾아옵니다.

축산물시장은도매와소매가공존하는데요.도매는새벽4시부터

오후3시까지,소매위주업소는오전9시부터오후9시까지영업

합니다.먹자골목은정오부터오전1시까지영업합니다.

매월첫째주와셋째주금요일오후3~4시가되면업소들이자

발적으로물청소를합니다.청소후에는가게를정리하는곳이많아

금요일에는발길을서둘러야합니다.휴무는매월첫주와셋째주

일요일입니다.대부분업소가문을닫습니다.요즘은그날에문여

는곳도있지만요.

또추석지나고9월말쯤부터10월초까지는축산물한마음대축

제가열립니다.이때는무료시식부터발골시범까지다양한프로그

램을체험할수있습니다.

이상마장축산물시장상인들의하루소개를끝마치겠습니다.

이달의 편지 14 | 15이달의 편지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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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하루에버스를네번타고매일여행한다.내직업은미

화원.아파트에서일한지어느덧16년6개월이되었다.

이른아침에도시락가방들고직장에가는게즐겁다.버스타고

가는내내눈을감았다떴다하면서현재와과거를번갈아생각하면

서간다.일을아침9시에시작하기때문에8시30분까지가도되

지만나는항상한시간전에도착해서커피를한잔한다.

나는42년생.아직도일할수있는건강함에늘고마울뿐이다.

용역회사에서1년계약을끝내고그만두라고할까봐불안하지만,

그래도또써주는게고맙다.

내가일다니는아파트는가양아파트6단지.60대중반이4명,

70대5명이일한다.얼마전에물대청소가17일만에끝났는데,모

김길자

서울시 강서구 수명로 2가

나는 매일여행한다

Letter 3

두일을잘해서무사히마칠수있었다.미화반장이인간미가있고,

동료들끼리우애있도록잘이끌어줘한번들어오면나가려하지않

는다.점심시간에같이식사하는6명은도시락을싸오고,3명은

집이가까워집에가서먹는다.

토요일일요일이틀쉬는데,나는월요일이기다려진다.일하는

게행복하기때문이다.월급도올라100만원이넘는다.집에서놀

고있다면이돈을매달만질수있겠는가?옷도사입고생활에도

쓰고손주들용돈도주고,요즘사는게즐겁다.신주닦는게힘들

다지만,나는이것조차즐거워흥얼거리며닦는다.원,투,쓰리,

포,파이브,식스,세븐,에이트,나인,텐…이렇게세면서,20까

지닦으면신주가반짝반짝윤이나서기분이업된다.

행복은마음먹기에달려있다.긍정적으로생각하면치매예방에도

도움이될것이다.

이달의 편지 16 | 17이달의 편지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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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우리아이의세돌입니다.벌써3년이라는세월이흘렀네

요.그세월동안저는나쁜엄마였고,앞으로도쭉나쁜엄

마일겁니다.

저는아이임신했을때아이가태어나지않았으면좋겠다고생각

했습니다.이혼하는과정이었고,첫째도어렸고,그때제나이가고

작27살밖에되지않았거든요.

아이가자연스럽게유산되길바랐던나쁜엄마입니다.첫째와저

의생계를위해서공장에다녔는데,태교도하지못했고,더러운먼

지속에서수십킬로그램에달하는상자들을나르고,몇시간씩걸

어다니면서물건들을정리했습니다.

배속의아이가힘이들었는지하혈을몇번이나했는지모르겠습

오윤수

인천광역시 계양구 계산새로

아이의 생일

니다.그래도모른척했습니다.아이가태어나길원하지않았기때문

에요.산부인과의사선생님께간단히저의사정을말하고형식적으

로만병원에다니던중에선생님께서말씀하시더군요.

“어머니,아이가너무살고싶어발버둥치네요.다른분들이라면

진작유산되었을텐데아이가살려고노력하고있어요.”

할말이없더군요.하염없이눈물이나왔습니다.그조그마한녀

석이살려고노력중이라니너무나미안했습니다.

그리고만삭이되어더일할수없게되면서나라의도움을받아

Letter 4

이달의 편지 18 | 19이달의 편지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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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편지 20 | 21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되어아이를키우게되었습니다.

아이가태어난날제왕절개를했는데마취에서깨서처음으로물

어본말이“다정상인가요?”입니다.배속에아이가있던열달동안

제대로먹지도쉬지도못하고너무힘들었기에아이가혹시나아픈

아이일까봐너무걱정됐거든요.다정상이라는말에긴장이풀리면

서눈물이나더군요.

아이가조금커서는이런일도있었습니다.아빠라는소리가하고

싶었는지아무남자만보면아빠라고하더군요.정말너무속상하고

듣기싫어이제세돌되는아이에게말했습니다.

“아빠라고이야기하고싶어?”

“응.”

“아빠가아닌데아빠라고이야기하면기분나쁘잖아.아빠라고이

야기하지말자.알겠지?”

“……”

대답없는아이를보며마음이찢어지더군요.그때큰아이가

이야기하더라고요.“형한테아빠라고해.”그이야기를듣더니

멍하니형을바라보더라고요.그러더니온힘을다해큰소리로

“아~~~빠~~~”외치더라고요.그러더니형을꼭껴안았습니다.

그이후엔아이가아빠소리를하지않더라고요.

요즘생각이참많습니다.아이는커가는데저는아이가배속에

있을때나지금커가는순간에도나쁜엄마더라고요.정말좋은엄

마가되고싶은데너무힘이드네요.

곧있으면우리아이생일인데멋진말한마디부탁드립니다.배

속열달동안에도크나큰지옥이었을텐데그렇게힘겹게나온세상

에서도우리아이는너무힘들게하루하루를버티고있네요.

제직업에대해홍보도하고고민을상담할까하여편지를보냅

니다.제직업은초등학교특수반에서근무하는특수교육실

무사입니다.전국에있는유,초,중,고특수학교에는보이지않는

곳에서묵묵히일하는많은특수교육실무사분이있습니다.

주로하는일은장애학생이속해있는통합반수업시간에같이

들어가서학생옆에앉아수업을도와주고,수학여행이나현장학습

을갈때도같이갑니다.언어가원활하지않아의사소통이어려운

친구들에게도움을주어교우관계가원활하도록도와줍니다.

특수반에서수업할때에수업지원을하고,신변처리가어려운학

생들은기저귀도갈아주고,몸에묻은여러가지이물질을닦아주기

도합니다.지체장애로인해식사가어려운학생은음식을잘게잘

김희숙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매소홀로

특수교육실무사입니다

Letter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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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서먹여주기도합니다.

특수반에서는직업전환교육이라고하여한달에한번씩요리수

업을합니다.자립을위해꼭필요한교육이지요.그때는주부9단

의경력이발휘되는시간이기도하지요.음식을스스로만들어맛있

게먹는모습을보면흐뭇합니다.

우리학교에는특수반이저반,고반으로나누어2반이있는데아

주귀여운천사들이18명이있답니다.우리반친구들을소개하자

면역사를엄청나게좋아하여연대별로모든사건을줄줄이꿰고있

는역사박사오수,아침마다우리에게살인미소를날려주는진우,

토마토노래와젤리를좋아하는지수,축구를좋아해축구화를신고

축구공을항상들고다니는해인,감정에솔직해서모든것을숨김

없이말해주는악동등사랑스러운천사들이있답니다.휠체어를타

고있는친구도있는데강직이심해서손발을자유롭게움직일수없

습니다.이친구는유머를좋아해서즐거운이야기를해주면깔깔거

리며잘웃어서주위를환하게해준답니다.

하루하루가버라이어티하게다양한사건사고가많아서정신없이

지나가지만참으로행복하답니다.

그런데걱정이하나생겼습니다.매일보던어린천사들을내년이

면만날수없게되었답니다.내년에제가만60세정년을맞게되

었거든요.20년가까이매일출근하며바쁘게살다가한가해지면

너무허전하고쓸쓸할것같아서,앞으로어떻게지낼지여러궁리

를해보지만뾰족한방법이생각나지않아서고민이랍니다.

양희은언니,멋쟁이서경석씨!제가무엇을하면무료하지않게

보낼수있을까요?좋은방법이있으면알려주세요.방송을주말에

만듣고있는데내년이면매일듣는애청자가될것같습니다.

저는아이셋을키우는36살의평범한주부입니다.그리고우

리엄마의둘째딸이지요.

어제오후집을정리하다빨간색커다란통이눈에들어왔어요.아

차,하는생각이들어서통을들었습니다.그리고미친듯이무언가

에홀린듯이그빨간색통을끌어안고집이떠나가라목놓아울어

버렸어요.그통은얼마전에대장암으로멀리떠나가신엄마가마

지막으로내게담아주고간엿고추장입니다.

살아생전고기가먹고싶다고해서고기를사드리러남편과함께

내려갔더니언제만들어놓았는지그엿고추장한통을주셨어요.

제가아픈사람이쉬지뭐하러이런걸만드냐,왜이렇게많이만

들었냐,조금씩만들어서자주주면되지이게뭐냐며투정을부리

허지민

경북 구미시 구평동

엄마의엿고추장

Letter 6

이달의 편지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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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엄마는기운이조금이라도있을때해야맛있게만들어줄수

있다며건네주셨어요.

앞으로는혼자하지말고같이하자고,가르쳐달라고하면서다음

부터는내가만들어서가져다드리겠다고하고,냉큼차에실어서집

으로왔어요.엄마는날이더워지면냉장고에보관하라고신신당부

하셨죠.

그러고며칠뒤,엄마의병세가안좋아져서다니던병원에입원하

게됐어요.정신이없어서고추장은까맣게잊고있었죠.그렇게한

달여가지나갔을까요.담당의사에게서보호자면담요청이왔어요.

뭔가불길했지만,‘설마,아니겠지,아닐거야…’했어요.

병원에서는지금엄마에게더해줄수있는게없으니요양병원으

로옮겨남은시간을정리하실수있게도와드리는것이좋을것같

다며다른보호자와상의해보라고했어요.면담뒤에엄마가입원해

계시는병실에들어갈수가없어서그냥돌아왔어요.엄마를보면

눈물이터질거같아서,엄마한테죄송스러워서요.

다른형제들과의논을했어요.그리고2주뒤에우리집근처요양

병원으로남동생과함께내손으로옮겨모셨어요.요양병원에옮기

신지40여일뒤에엄마는멀리떠나가셨어요.멀리,너무멀리요.

멀리가시기3일전만해도기운은없으셨지만,나와눈을마주보

며이야기도하고구수한농담도하셨습니다.

오늘에서야집을정리하다그엿고추장을발견한거예요.엄마를

모시는3일동안에도이것저것챙기느라목놓아마음껏울지도못

했어요.그리고애들을챙기느라꾹꾹누르고참아왔는데오늘은결

국터져버리고말았네요.

이제곧떠나신지49일이됩니다.모든게다그리운데,제일그

리운건언제나휴대폰단축번호를눌러“엄마,나야.뭐하고있었

어?애들다보내고집에들어가는길이야.아침은?반찬뭐먹었

어?”“엄마오늘1호가,2호가이렇게했어.그런데조용히있던3

호가제일큰사고쳤어.”아침등교,등원준비로바빴던일상을이

야기하면같이웃어주던그목소리가너무그리워요.

엄마,고추장이제냉장고에넣어놨어.아껴가며엄마생각하면서

잘먹을게.그렇게어렵고힘든데우리안버리고끝까지우리옆에

서우리엄마해줘서고마워요.

엄마,아버지는만나셨어?1년전에아버지가먼저가서기다리고

계셨잖아.이제아버지랑손꼭잡고꽃구경도다니시고하세요.가

끔우리사는모습도보시고,아기들도보시고,나열심히살테니깐

걱정하지마시고요.다시만나는그날에그때우리웃으면서꼭다

시만나요.그때나한번만꼭안아주세요.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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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올해55세,55사이즈를딱맞게입는여성시대애청자

입니다.돈버느라여성시대를매일들을수없는현실이좀

서럽긴하지만,그래도주말이나가끔외근나갈때여성시대를챙

겨들으면행복가득합니다.

우리집아이들은다커서하나는스물여덟살로도쿄와세다대학

부근에자리잡아살고있고,다른한넘은스물여섯살대학교4학

년인데,방학을이용해한국전력상주지사에서일을배우며경력을

쌓고있어요.

자식이모두떠난우리집은한동안너무나도조용했는데요.최근

엔새로사귄초등학생친구들이그빈자리를꽉꽉채워주며우리부

부를참행복하게해주고있습니다.그친구들은초등학교1학년8

김미자

대구광역시 수성구 매호동

초등학생들과친구 먹기

Letter 7살김서연과초등학교3학년10살김세온입니다.이자매가어떻게

우리부부랑친구가됐고,얼마나재밌게잘지내고있는지얘기해

볼까합니다.

우리가처음만난건동생서연이가5살때였을거예요.아파트주

차장에서우연히서연이와서연이엄마를봤는데,그때서연이가엉

거주춤걷고있는모습이좀이상해보이더라고요.그래서제가살

짝쳐다봤더니서연이도무안했는지“아줌마,저쉬쌌어요”하면서

찡긋웃더군요,“아이고,어쩌다쉬를했노”하고는같이엘리베이

터를탔고,서연이는12층,우린16층에서내렸습니다.

그뒤로서연이와엘리베이터에서다시마주쳤는데,반갑고귀여

워서인사를했더니“아줌마,저어떻게알아요?”하고묻더군요.

그래서‘니가그때그러그러했잖아’속삭이며같이웃고는그뒤로

종종인사를하며지냈어요.

그런데얼마전이었죠.어느새초등학생이된서연이가친구와엘

리베이터를탔기에“서연이오늘이쁘네”제가인사를하니까,서연

이가황급히“아줌마!오늘은그얘기하지마세요”친구가옆에있

으니부끄럽다고,쉬쌌던얘기를하지말라는신호를주더라고요.

그래서저도“알았어.그얘기는안할게”하고는“우리서연이가이

쁘니까친구도참이쁘네”하고헤어졌어요.

그리곤집에와서도서연이의맑고이뿐표정들이자꾸생각나서

남편에게그얘기를하니까“그럼맛난거사들고12층에한번가

봐”하더라고요.그래서정말맛집에서떡을맞추어,반은우리가

먹고,반은들고12층서연이네초인종을눌렀습니다.

서연이엄마는미장원에서일하는데,마침그날이휴무라서집에

있었다고하더라고요.짧게서연이와의일화를얘기하고,떡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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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뒤,서연이를우리집에한번씩놀러보내달라고부탁하고돌아

왔습니다.그랬더니그날저녁,서연이랑서연이엄마가롤케이크를

사들고우리집에와준거예요.한참을얘기하며놀았죠.그랬더니

서연이언니랑서연이아빠도왜들안오나하면서우리집으로올라

왔더라고요.그렇게서연이가족과우리부부는자연스레만나친구

가되었습니다.

요즘초등학생들은피아노에수영에여러학원에다니느라평일엔

거의놀수있는날이없더라고요.대신주말에도엄마아빠가일터

로나가면,두자매는우리집으로올라와같이자전거도타고,윷놀

이도하고,짜장면이랑피자도시켜먹으면서우리부부와함께놀

곤합니다.

그게그렇게재밌을수가없어요.아이들이랑있으니까하하호호

웃을일이얼마나많은지덕분에우리부부는더젊어지는듯하고,

아이들에게배우는것도많으니즐겁기가한이없습니다.

다른집은애들이독립하고나면개나고양이를키우면서힐링한

다던데우리는초등학생친구들과즐거운시간을보내는것이요즘

정말큰행복이에요.

아이들은염색하는걸싫어해서머리가하얀우리남편보고“삼

촌”그러고요.저보고는“이모이모”하면서너무잘따릅니다.그

러니마트에가도아이들좋아하는게뭘까고민하다가꼭뭐라도한

가지씩사서12층에주고오는재미가쏠쏠합니다.

정년을바라보는나이에사귄초등학생친구들덕분에하루하루가

너무행복하고즐거워서여성시대가족들에게자랑합니다.모두가

행복해지는그날까지여성시대가변함없이그자리에있어주길바

라며항상감사합니다!

나는50대중반의2남1녀의가장이다.

4월30일에아들이강원도화천에입대했다.5주를5년같

이기다리다가,6월5일훈련소퇴소를하기에우리가족4명과애

들외삼촌네3명까지총7명이아침일찍출발하여강원도화천신

병훈련소에도착했다.

부대입구에도착하자벌써나는가슴이두근거리며심장이멈출

것같았다.연병장이내려다보이는의자에는아들을기다리는많은

사람이앉아있었다.우리도한쪽에앉아퇴소식이시작되기를기다

렸는데,나는도저히앉아있지를못하고이리저리좌불안석이었다.

부대에서예행연습이시작되니또심장이요동치기시작했다.

이제드디어시작되었다.신병들이입장한다.위치배치도는부대

김치환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

아들의 퇴소식에서

Letter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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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미리주었지만,똑같은머리와똑같은군복,멀리에서는다똑

같아보였다.그러나본능적으로금방우리아들을찾을수있었다.

북받치는감정을허벅지를꼬집으면서참았다.남들은이런나에게

아버지치고는참별나다고할것이다.

나에게는슬픈입대이야기가있다.32년전2월추운겨울날,초

등학교6학년때부모님을잃은나는고아랑비슷했다.형제들이있

었지만,다들어려운환경속에서살았기때문에의지할곳이별로

없었다.

혼자힘으로죽을힘을다해대학2학기를마치고입대하기로했

다.마음편하고먹여주고재워주는데차라리잘됐다고생각했다.

머리를빡빡밀고,누나들의배웅을받으며혼자서논산연무대로

가는버스를탔다.다음날아침10시입소라하루전에출발할수밖

에없었다.대전에도착했다.사람들에게물어물어다시버스를타

고연무대근처에왔고,돈도별로없어가장허름해보이는여관에

들어갔다.주인아저씨가방을내어주면서혼자왔느냐고물어보기

에나는대답을못했다.할수가없었다.대답하면서왠지울어버릴

것같았다.

여관을나와식당을찾아보았다.나랑비슷한사람들이삼삼오오

짝을지어식당으로향하고있었다.나도식당으로향했다.헉!식

당여러곳을다녀보았지만,혼자밥먹는사람이없었다.식당주위

를수없이왔다갔다하며식당안을살펴보았지만들어갈수가없었

다.혼자서먹으면주위에서쳐다볼시선들,측은하게쳐다볼그시

선들을감당하기가너무힘들것같았다.하는수없이슈퍼로향했

다.빵2개랑음료수1개를사서다시여관으로향했다.

혼자들어온방안에서TV만켜고,불도켜지않고한참을영혼없

는TV만쳐다보고있었다.그래도배에서는배고프다는신호를보

내왔다.빵과음료수를먹었다.두번째빵을먹으려고하는데갑자

기눈물이쏟아졌다.눈물이멈추지않았다.외로움과서러움….살

아오면서그때가장큰외로움과서러움을느꼈던것같다.길고도

무서운밤이었다.

이달의 편지 30 |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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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둥마는둥아침에일어나식당으로갔지만어제와똑같은상

황이었다.도저히들어갈수가없었다.그냥터벅터벅,하는수없이

입소부대로향했다.많은사람이삼삼오오짝을이루어이야기를

나누고있었지만나는외로웠다.부모님들은헤어지기아쉬워다들

아들을쓰다듬고부둥켜안는데,나는철저히혼자였다.눈을둘곳

이없었다.빨리입대하고싶은생각뿐이었다.잠시후조교라는사

람들이나오기시작했다.조교들이너무반가웠다.

입대를이렇게간절히바라던나는군대에대한두려움따위는가

져보지도않았다.“장병여러분,입대하십시오!”라는안내방송이나

오자사람들은헤어지기싫어울고난리들이었다.난당당히,제일

먼저걸어들어갔다.

그후제대할때까지면회한번안하고제대했다.무사히대학까

지마치고,대기업에입사하고,결혼하고,2남1녀를두고,적당한

크기의집에서애들공부잘하고사고없이지내고있다.이런내게

아들의입대란세상에서가장큰걱정이었다.내가대신갈수만있

다면분명히내가갔을것이다.

아들퇴소식에서국민의례를마치고드디어아들을만나는순간,

손이떨리고가슴이북받치고금방눈물이터질것같았다.

부모님들이연병장에내려가서아들에게태극기,부대마크,이등

병계급장을달아주라는방송이나왔다.나는달렸다.내아들을향

해달렸다.200명정도의군인중에오직내아들밖에보이지않았

다.주위에누구도보이지않았다.아들도내가달려오는모습을보

고는뜨거운눈물을흘린다.아들을꼭안아주면서고생했다고사랑

한다고얘기해주었다.

한참후에야우리일행인애엄마,동생들,외삼촌등이왔다.얼마

나열심히100m를달려왔으면이렇게도착하는데차이가날정도

였을까.얼마나열심히달렸으면새양복바지가찢어져온종일윗옷

으로가리고다녔을까.마크를달아주고,우리일행은연병장에서

이야기를나누었다.그리고주위를살펴보던나는또울었다.아들

의옆친구한테는아무도오지않았음을본것이다.

32년전,그해겨울의내가생각났다.그친구에게다가갔다.부

모님이오시지않았냐고하니대답을못한다.금방이라도울어버

릴것같은눈이다.내가대신이등병마크를달아주어도괜찮겠냐

고하니고개를끄덕인다.그때조교들이왔다.함께달아주면서얼

마나마음이짠한지….

다음식순을위해우리는다시연병장에서나왔다.나는도저히그

냥있을수없었다.조교들이있는곳으로찾아갔다.아들옆에있

는친구의부모님이못오신것같은데우리하고같이나가게해달라

고부탁했다.같이밥먹고쉬었다가아들이랑같이보내겠노라고,

내신분증을보여주고,우리아들도여기신병이라고했더니조교가

기다려보란다.잠시후,마음만감사히받고부대에서보살피겠다고

해서슬프지않게해달라고부모의심정으로부탁하고돌아섰다.

우리는맛있게밥을먹고,비록5주지만그사이에훌쩍커버린아

들을흐뭇하게바라보면서나의아들퇴소일을마무리했다.

헤어진지1주일,자대배치받은아들에게서전화가왔다.적응할

만하고,잘있다고,자기전공책이랑회계학책좀보내달라고했

다.

나는가슴으로되새긴다.우리가족은어떠한상황이라도내가지

킨다고.아들에게보낼책을사러서점으로향하는내발걸음이새

털같이가볍다.

이달의 편지 32 |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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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편지 34 |

안녕하세요?여기는경남마산에있는장애전문어린이집인

숲속자람터어린이집입니다.

장애전문어린이집이지만법적으로정원의40%까지는비장애아

동도입학할수있는데우리어린이집은자연생태교육을지향하고

있는터라비장애아동과함께이상적인교육형태인통합교육이자

연스럽게이루어지고있습니다.그래서교실이름도산속교실,숲

속교실,텃밭교실등으로명명하고있습니다.

우리어린이집의생태교육을소개하고자합니다.우리어린이집

에서는연중절기마다절기행사를하고있습니다.올해단옷날에도

창포물에머리감고,씨름을하고,나뭇가지로단오선을만들어친

구들께부쳐주면서놀았습니다.

정옥남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자연에서 행복한 어린이집 아이들

Letter 9

그리고복날에는어린이집가마솥에닭과소머리를고아서마을

어르신들을초대하여나누어먹을것입니다.그뿐만아니라텃밭교

실에는계절마다다양한야채를심어서아이들이직접요리를해서

간식으로먹고있습니다.

이번주에는지난가을에심었던양파를캐서양파링을만들어먹

고,다음주에는이번봄에심었던고추를따서전을부쳐서먹을것

입니다.편식을심하게하는아이도직접가꾼채소로자신들이한

요리는거부감이없이잘먹는답니다.

어린이집뒤쪽산속에는자연이만들어준간식이즐비한데지금

산속교실에는오디,보리수,산딸기등이산책하는아이들의발길

을멈추게하고있고,그중보리수열매는너무많아해마다잼을만

들어가래떡에발라서간식으로먹습니다.

이달의 편지 34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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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편지 36 | 37

매년빠지지않는농사는콩농사입니다.콩알3알을한구덩이에

넣고한알은날짐승,한알은들짐승,나머지한알은사람이먹을

것이라고설명하면서자연의생명체와함께살아가야함을강조합니

다.그콩을수확하여맷돌로갈아서손두부도만들어먹고간장,된

장도아이들과함께만든답니다.식량의중요성과우리나라전통음

식의귀중함을체험을통해느끼도록하고있습니다.

그리고무엇보다도생명의존귀함을알려주기위해숲속에서생태

활동중에들꽃한송이,풀한포기를꺾을때도“미안해”“고마워”

라는말을아끼지않도록합니다.곤충한마리도다치게하는일이

없도록관찰을한후에는잘가도록해주는행동은차후학교폭력예

방에도도움이되리라의심치않습니다.숲속에서야생적인활동으

로심신의강인함과고운인성을길러주자는보육철학으로운영을

하고있지요.

그리고이번주금요일에는모내기를하는데벌써13년째실시하

고있습니다.이날에는아이들의할머니와할아버지도함께참여하

여모내기하면서세대간의통합을도모하기도합니다.아이들에게

는식량의중요성을일깨워주며동시에즐거운놀이치료활동이되

고,어르신들은잊어버렸던모내기활동으로옛추억을떠올리면서

즐겁게참여하고계십니다.모내기를마친후에는들에서양푼에비

빔밥을만들어먹으면서공동체정신을함양하기도하지요.

가을에추수할때도조부모들이함께참여하여아이들과나락을

베어내어대나무로씨알을훑어냅니다.아이들은이렇게수확한곡

식을매일매일동물의먹이로주고있습니다.자연에서행복을길러

가는아이들의밝은표정을보면서바라보는이도행복함에겨워요

즘보기드문귀한활동이라소개를해봅니다.

저는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홍보팀에서근무하고있는정

원희간사입니다.우리본부에서는장기기증과관련된사

업으로뇌사로돌아가시면서생명나눔을실천하신분들의가족들을

예우하는일도하고있는데작년말엔그가족분들과함께캠프를다

녀오기도했어요.그때그캠프에서한60대어머니께서먼저떠난

아들의장기를이식받고건강하게살고있는30대여성과‘우연히’

만나는일이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기증인가족과기증받은분의의도된만남을법으로

제한하고있습니다.그래서그날두분의우연한만남에당사자들뿐

만아니라당시현장에있던사람들모두깜짝놀랄수밖에없었죠.

누가먼저랄것도없이서로를껴안고눈물을흘리는모습에함께있

정원희

서울시 양천구 목동중앙로

새로운 가족이 생겼습니다

Letter 10

이달의 편지 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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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사람들모두가큰감동을받았습니다.그리고그날이후두분은

여전히엄마와딸처럼서로위로하고격려하며만남을이어가고계

세요.

그감동의이야기를여성시대가족들과나누고싶어장기기증자

어머님이쓰신사연을소개합니다.

♥♥♥

우리아이는어릴적부터사제인형을좇아신부가되기를꿈꿨습

니다.그런데어느날,자기마저그길을택하면엄마아빠는남들처

럼손주도못보고외로워서어쩌냐며,엄마아빠를생각해결국진

로를바꿨을정도로아들은배려심이많은아이였죠.

아들만둘뿐이던우리부부에게언제나먼저다가와“우리엄마는

마음이참따뜻해”“아빠는그옷이진짜잘어울려요”다정다감한

말을건네주던딸같은아들이기도했습니다.

그러나엄마아빠를위해손주를낳아주겠다던아들을이제더이

상볼수없습니다.5년전여름,속이안좋다며병원을찾은아들

은그길로다시돌아오지못했거든요.이럴줄알았으면“아들,그

동안네가너무바쁘게달려와서하나님이좀쉬라고하시나봐”라

는허무한인사로아들을보내진않았을겁니다.분명히속이매스

껍다고한것밖에는없었는데,그게이토록기나긴이별이될줄은

꿈에도몰랐습니다.

단어조차생소했던‘뇌사’판정을받고한동안멍했습니다.할수

있는거라곤아들옆에서기도하는것뿐이었죠.그러다문득아들이

초등학생때쯤저희부부가장기기증희망등록에참여하는걸보면

서자기도나중에엄마아빠처럼크면꼭기증하겠다고했던모습이

떠올랐습니다.어릴적부터늘자신보다주위에어려운사람을먼저

생각했던아들이었습니다.

한번은초등학교에다니던아들이학교에서돌아오면서자기몸

만큼커다란비닐봉지를제게주며학교에서시장놀이하고남은물

건을챙겨왔다고하더군요.엄마가매주장애인시설에서봉사하는

걸알고모아왔다고했습니다.제아이지만그날의웃던모습이너

무예뻐서지금도잊히질않네요.

학창시절엔백혈병에걸린친구를위해자원해서헌혈하고,성인

이된뒤에도꾸준히모은헌혈증을모아기부하던,마음이넓은아

이였습니다.

그랬던아들은결국세상을떠나면서까지자기의모든걸,이곳에

남겨두고가더군요.얼굴도이름도모르는9명에게빛과생명을선

물하고간아들.아들은떠났지만항상밝게살려고노력했습니다.

그래야아들도하늘나라에서엄마아빠를보며웃을수있을거라믿

기때문이었죠.

그러다지난해가을,우리부부와비슷한사연을가진분들과함께

단풍여행을하게됐는데,그곳이마침저의고향이더군요.40년만

에고향을방문하면서,이건어쩌면엄마만홀로남겨두고떠난우

리아들이미안하다며준비해놓은선물이아닐까했는데,진짜선물

은따로있었습니다.

그날우연히그캠프에서아들의생명나눔으로건강하게살고있

는여성분을만나게됐거든요.누구도예상치못한깜짝만남이었습

니다.벅차오르는가슴과멈출수없는눈물에처음엔아무말도건

네지못했습니다.그건상대방도마찬가지였습니다.그냥아무말

없이서로를꼭안아보는것말고는할수있는게없었습니다.

여자친구가생길때면,늘엄마에게데려와둘이친구하라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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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해주던아들이었는데,떠난뒤에도엄마가외로울까봐이렇게또

예쁜아가씨를소개해줬나보다싶었습니다.

그날이후우리는꾸준히연락을주고받으며엄마와딸처럼때로

는오랜친구처럼서로에게힘이되는사이가되었습니다.얼마전

에는기차를타고함께꽃놀이를다녀오며또하나의추억을만들기

도했습니다.

가정의달5월,아들이떠난뒤론주변에서화목한가족들의모습

을볼때마다그렇게미워보일수가없었습니다.마치저를놀리기

라도하는양괜스레질투도나고화도났습니다.그런데올해5월

엔그런모습에저도함께미소지을수있었습니다.이제는제게도

아들이선물해준새로운가족이생겼으니까요.이번주말에도딸에

게전화해야겠습니다.함께쇼핑가자고요.

“엄마,무슨고민이라도있어?”

느닷없는큰딸의질문에나쁜짓하다들킨아이처럼내

어깨는한없이쪼그라들었다.

“고민은무슨.”

“말해.내가해결해줄게.”

살며혼자가슴앓이해온것이어디한두번일까?그래도큰애는

맏이라고언제나내심중을헤아린다.원인은신발때문이다.고해

성사하듯딸에게감추어진속마음을털어놓았다.

내어릴적부모님이모두직장을다니고살림을맡아하는할머니

는식구들의양말이가득담긴광주리를늘끼고살았다.

“발이따셔야몸도따신기라.”

한선주

대구광역시 달성군 다사읍

발이 편해야 마음도 편하다

Letter 11이달의 편지 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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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희고산뜻한양말을신는언니를보며누덕누덕기운내양

말을밀쳐내면할머니는내발을끌어다양말을신겨주며덧대어기

운양말이더따습다고내등을토닥이셨다.할머니가기워준양말

은할머니말처럼따뜻하고푹신해서교실마룻바닥을헤집고다녀

도발이시리지않았다.행여신발이떨어져도양말만괜찮으면모

든것이좋다고믿었다.

이신념은성인이되어한창멋내고다닐때도적용되었다.외관

만뚜렷하면신발은다좋았다.상표나값은안중에없었다.그러기

에내신발은지하철역사나시장모퉁이,난전에서사는게고작이

었다.

내가신이아닌양말에애착을가지는이유는또있었다.중학교

를졸업하고직업전선에뛰어들며,빨리배우고독특한기술을가

질수있다는시대의흐름에서시작한일이양말가공이었다.대구

는직물공장이많아양말아니라도할일은많았지만,할머니가꿰

매어신겨주던양말을생각했고,두툼하고질긴새양말에대한포

부가번져서양말가공공장에들어갔다해도빈말은아니다.

그런내가얼마전부터양말이아닌신발로관심이돌아섰다.친정

오빠가2년전내회갑선물로구두상품권을줬는데그게유효기간

이정해져있지않다고하여보관하고있었다.그런데이상품권은

대구에있는한군데백화점에만있는유명업체의증정표였다.증정

용은상품권과달라서잔액은환급되지않는다.가령20만원짜리

물건을산다면그게끝이다.버리는돈10만원이아깝다면그가격

에맞는물건을골라야한다.

봄에이웃아들결혼식에갔다가그백화점을지나게되었다.문득

상품권이생각나미리알아둔증정용상품권을쓸수있는점포를찾

아백화점문을밀쳤다.먼저선반에놓여있는가방을보았다.구두

와가방을파는가게인지라30만원정도면괜찮은가방이있을것

도같아서신발보다는우선가방쪽을먼저찾았다.

“손님,아래쪽은450만원이고요.위에있는건600만원입니

다.”

기절초풍할가격이었다.놀라자빠질일이지만뒤집어지는속을꾹

꾹눌러앉히며알았다는듯미소를보내며고개를끄덕였다.신발

쪽으로눈을돌렸다.가격표는다20만원이넘었다.찬찬히신발을

둘러보는데맨뒤편에신발하나가눈에확들어왔다.슬그머니들

어서품질을보는척하며안쪽에붙어있는가격표를읽었다.52만

원.신발든손이덜덜떨려왔다.

“이신발은요.한정품으로나오기에매우귀하답니다.아무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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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수없다는뜻이지요.”

두말하지않고신발을내려놓았다.상한선에제일가까운신발이

23만원짜리였다.그걸하자면나머지7만원을버려야하니생돈

이나가는것처럼아까워서그신을취하지못했다.흘깃점원의눈

치를보았다.점원은52만원짜리신발에서내손때를지우고있었

다.머뭇거리다돌아서는등뒤로점원의중얼거림이들려왔다.“발

이편해야마음도편합니다.”

그날부터잠이오지않았다.직장에가고오는차안에서도,수백

켤레의양말을만들어내는공장에서도,52만원짜리하얀구두코

가눈앞에서떠나지않았다.‘까짓20만원확보태서사?아냐.내

가뭔부자라고52만원짜리신을신는단말이야.’이렇게찬반으로

마음이갈라지며몇달을고민으로밤을새웠다.딸에게털어놓으니

한결마음이편해졌다.

“사라.그깟20만원이뭐어렵다고맘고생을그리하노?엄마는

우리키우느라곁눈질할틈새도없었잖아.당장가자.내가사줄

게.”

딸은내눈에서눈물을한바가지나뽑아내며내손을잡아끌고그

백화점으로갔다.그신은아직팔리지않고있었다.30만원증정

용상품권과현금22만원을지급하고백화점을나왔다.

집에와서신어보니그렇게좋을수가없었다.환갑을넘겼으니

그동안숱하게많은신발을닳아내었지만,어떻게처음신게되는

신발처럼그렇게기분이좋은지지금에와서도이해되지않는다.그

냥말그대로너무좋았다.내생애처음으로유명메이커구두를신

고세상부러운것없는황홀경에빠졌다.“발이편해야마음도편합

니다.”구둣가게점원의이말이정말일지는더두고볼일이다.

요즘사람들은맛집도인터넷으로찾아서다닌다.음식점을

인터넷으로홍보하는참대단한시대다.인터넷이없던시

절그때엔그저입소문으로장사를할수밖에없었는데말이다.

나도한25년전쯤엔밥집을해서돈좀벌어본때가있었다.초

등학생인딸과단둘이생계를꾸려야했던그야말로사는게막막했

던때요리실력도없는내가밥집을한다는건정말살기위한도전

이었다.요리책도빌려다보고이웃집아주머니께귀동냥도하고그

럭저럭간신히된장찌개,김치찌개를팔아딸아이학원비를낼수

있을때였다.

점심손님을위해음식을준비하고있을때면늘기웃거리던여성

노숙자가있었다.한서너살되는남자아이를걸리고등에는갓난

이정숙

충북 청주시 흥덕구 풍산로

밥집 성공의 숨은 일등공신

Letter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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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업고다니던그녀는때로는우리가게앞에서아가에게젖을

물리며쉬기도했다.얼마나배가고팠을까?그녀는가게안을들

여다보며내게사정을했다.“저,죄송하지만손님들이남기고가는

음식이있으면버리지말고저에게주시면안될까요?”솔직히행색

이어수선하고냄새나는그녀의가족들이간신히운영되는우리식

당에피해를입힐까봐꺼림직했지만그녀의애절함을외면할수는

없었다.마지못해난그녀에게시큰둥한표정으로“아줌마사정이

딱해보여제가점심시간이끝나면도시락을두개씩싸놓을테니손

님들있는시간을피해서가져가세요”말하자그녀는어쩔줄몰라

하며좋아했다.

그러던며칠후그녀는남자노숙자까지데리고왔다.난화가났

지만어쩔수없어도시락에밥을꾹꾹눌러몇개씩이나싸서건넸

다.손님들이있건없건계속찾아오는그녀의가족들때문에점심

시간이면밥을많이지어도시락을싸는것이일과가되었다.때로

는대여섯명씩이나데리고올때도있었지만난인상을팍팍써가며

몇개씩싸줄때도있었다.내가도시락을싸는동안그들은식당

앞의휴지나담배꽁초등을주워주기도했다.그런데기분이썩나

쁘지만은않았다.

식당은나날이손님이늘어갔다.밥이맛있다고소문이났다는얘

기를손님들이해주었다.난그제야픽웃음이났다.그녀에게싸주

는도시락때문에늘밥과반찬이동이났고,저녁손님들을위해서

는새로밥을짓고반찬을만들어야했으므로밥맛이좋다고소문이

난것이다.금방새로지은밥이맛이없을리없었다.말하자면점

심장사가끝난후재고정리를그녀의가족들이다해준셈이다.그

래서우리식당은밥맛이좋다하여손님이많아졌다.

어느날부터인지그녀는보이지않았지만난꾸준히찾아오는다

른노숙자들에게도시락을아끼지않았다.때로장사가잘될때는

음료수도건네주었다.식당이끝날무렵가끔찾아오는할머니도계

셨는데식사한끼정도는후하게대접했다.

늘밥을새로짓기바빴던우리식당은밥맛하나로찾아오는손님

이많아날로번창하여배달도많아졌다.난밥집을한지삼년만

에아파트를장만했다.

가끔그녀가생각난다.지금쯤이면아이들이한서른가까이되었

을텐데.어디선가지금쯤은잘살고계시겠지.우리식당이번창할

수있었던것은애절하게구걸하던그녀가일등공신이었다.따끈따

끈하게새로지은밥이최고의광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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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편지 48 |

아들내외가이번주면결혼일주년이됩니다.1박2일가까운

곳으로여행을다녀온다고하네요.같이살지않기에자세

히는모르겠지만어쨌든알콩달콩사는모습이예쁩니다.

아들내외와만나서밖에서외식하고주변을거닐때둘이서손을

잡고걸어가는모습을한걸음떨어져바라볼때면나와남편의얼굴

에미소가지어집니다.며느리의성격이좋기는하나그래도시어머

니인지라사소한오해가생길까싶어서말한마디에도조심하게됩

니다.

딸은없지만,딸에게는잘못된점을지적해주며꾸중을해도당시

에는서운해할지언정지나면금방언제그랬냐싶게잊을것도시어

머니의입장에서그리하면며느리가서운해하며마음속에서앙금으

김미자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동

좋은 시어머니로 산다는 것은

Letter 13

로가라앉을수있다는친구들의말에수긍하기에매사에조심하고

있습니다.

아들이업무로피곤해하는모습을보면서영양제를준비했는데남

편이“며느리것도같이사야지.이제는아들만주면며느리가서운

해하지않겠어?”아차!싶었기에얼른며느리영양제도사서보냈

습니다.

며느리입장에서시댁에오면힘들고불편하다는편견을없애주

려고며느리가집에오는날이면웬만하면손하나까닥못하게합

니다.아들내외가오는시간에맞춰서식사를준비해서상차림까

지모두끝내놓고식사후에는설거지조차못하게하면서과일을들

려주며거실에앉아서과일이나깎으라고합니다.그럴때내가설

이달의 편지 48 |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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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를하고있으면앉아있는것이편하지않을것을알기에평상

시같으면설거짓거리가있으면컵하나가나와도바로씻어서두는

성격이지만나중에하면된다며모아두고아들내외와앉아서TV를

본다거나과일을먹으며이야기를합니다.

그럴때남편은슬그머니일어나말없이설거지해놓습니다.원래

집안일을잘도와주는편이기는하지만설거지까지는아니건만며느

리편하게해주려는남편의배려입니다.

지난주에는아들내외와밖에서만나서외식하고돌아오는길에

아들이청바지를사야겠다고해서같이쇼핑하며아들이탈의실에서

옷을갈아입고있을때남편이“내가사줄테니까며느리도마음에

드는것으로입어보라고해”슬며시내게말을하기에,“너도마음에

드는것으로골라서입어봐.아버님이사주신단다.”자신은괜찮다

며사양을하는며느리에게거듭권했더니아들이먼저고른색상과

같은톤으로며느리도하나골라서입으면서“다음에같이입고올

게요.감사합니다”인사를하네요.

명절에도전날에아들내외가오기전에음식을모두만들어놓고

올시간에맞추어식사준비를모두해놓았습니다.며느리도명절에

는같이즐기고부담을느끼지않게해주고싶습니다.

내가그시절을모두겪어보았기에싫고불편했던것을아는데굳

이똑같이느끼게하고싶지는않았습니다.

저는며느리에게이렇게말합니다.

“내가아직은건강하고일하는데전혀지장이없으니너한테굳이

부담을주면서시키고싶지는않아.내가더나이들고몸을움직이

기힘들때가되면그때는이게전부너의몫이되어야할거야.알

았지?”말하니,며느리는웃으며“네”합니다.

시부모때문에아들과말다툼을한다거나우리로인해서부담을

느끼게하고싶지는않습니다.그저아들내외에게바라는것은티

격태격하는일없이알콩달콩살아주기를바랄뿐입니다.아들내외

가돌아갈때도“너희가먹을것이나필요하다싶은것만알아서챙

겨가.괜히내가준다고가져가서아까운음식버리거나하지말고”

말하곤합니다.

좋은시어머니가되고자노력은하고있지만그래도가끔은마음

속에서‘저러지말았으면좋겠는데’싶을때도있으나,살다보면본

인이알아서하겠지하는믿음을가져보렵니다.나역시도알게모

르게아들편에서생각하게되는경우가있음을알기에굳이입밖으

로는꺼내지않고있지만아들과통화할때면나도모르게먼저묻는

말이“밥은먹었니?”라는말이먼저튀어나옵니다.며느리가어련히

알아서잘챙겨줬을것을요.

며느리를본친구들은“결혼시켰으면아들은며느리남자야.아무

런간섭도안하는게좋아”말을하곤하지만아직은새내기시어머

니라그런지괜히‘얘들이잘지내고있으려나,밥은제때해먹고있

으려는지,말다툼하지는않겠지’등등으로아직은전전긍긍하기도

합니다.

그래서그런지가족카톡으로소식을자주접하면서도아들의전

화에왜그렇게쓸데없이“밥먹었어?”라는말이먼저튀어나오는지

요.가족톡도너무자주하면며느리가불편해할수있다는친구들

의말에용건이있을때아니면웬만하면먼저하지를않으려니괜한

궁금함이생긴다고나할까요?

하여튼좋은시어머니가되고자오늘도마음을비우는노력을하

고있습니다.

이달의 편지 50 |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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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편지 52 |

“내집에서이렇게까지눈치봐야해요?언제까지요?태어나

서지금까지우리가족만살면안되는거였어요?”

“내가뭘그리도잘못했니?내가동네북이냐?”

큰외삼촌이암이전이됐다는연락은받은날이다.어쩌면엄마눈

에는내가인정머리도없는아이로보였거나인정하나없는아주못

된아이로보였을수도있다.

요며칠기운이없어보이는엄마를위해모처럼쉬는날맛있는

저녁을차려드리고싶었다.아들을데리고장본후잠깐쉬면서엄

마가맛있게먹어주실거라는상상,“네가있어참편안하고좋다.

고맙다”라는말씀을하실거라는기대도하며잠깐앉아있었던그

순간,엄마는내게“저녁빨리그냥대충먹자.사온재료는내일해

내 마음도 좀 봐주세요

이경희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로

Letter 14줄게.삼촌왔을때냄새나면몸도안좋은데좀그렇잖아”말했다.

너무서운하고짜증이났다.엄마마음을모르는건아니지만한번

이라도내맘을헤아려주시면안되는걸까?‘네가날위해애쓴거

아는데좀더일찍먹으면안될까?’라고내의견을물어봐주면안

되었던걸까?너무짜증이나서나도순간이성을잃었던것같다.

해서는안되는말을해버린것이다.

3시간전,아이와함께장을봤다.보통사람들에게는아이를데

리고장보는일이일상일수있지만37kg의다섯살남자아이,그

것도자폐성을갖은통제하기어려운아이와장보는것은쉬운일상

이아니다.아주큰맘을먹어야만가능한일이다.

이삼개월에한번쉬는날.나도쉬고싶지만이런세상에서특별

한아이를돌봐주시는내엄마께뭔가해드리고싶은맘에오전부터

레시피뒤적이며준비를한날이다.레시피를뒤적이던그시간부터

난오늘저녁에맞을특별한일상의행복을상상했다.심지어재료

를하나하나살때도왠지모를뿌듯함과기뻐하실엄마의모습을떠

올리며준비하고있었다.그생각으로내아이가마트에서온갖고

집을부려도“할머니맛있는음식해드리자”라며즐겁게준비하고

있었다.몇달만에갖은휴식에쉬고싶기도했지만아이를어린이

집도보내지않고정성껏해드리고싶은맘에하나하나아이와함께

준비하고있었다.

그런데이렇게이런일이생겨버렸다.정성스럽게쌓아올린유리

탑이한순간우수수무너진것만아니라,완전히빠지직소리를내

며깨져버린것이다.

그동안잘참아왔고늘가슴에묻고있었던지난시간이머릿속에

마구스쳐갔다.수능전날술많이드시고와서아빠폐암말기인

이달의 편지 52 |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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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편지 54 | 55

거알려주셔서새벽까지울다지쳐간신히수능보게했어도,애지

중지했던아버지가마지막으로사주셨던신발을칼로베어놨다고5

년넘도록정신병자취급했다가사촌동생이찢어놓은걸아셨던그

날도엄마는“그땐걔도그럴수있었던것같아.오죽갖고싶었으

면.그지?네가이해해.”내가먼저가아니었다.“엄마가그렇게심

하게해서미안했어”라고시작했어야옳았던일이었다.

그런데엄마는늘그렇지않았다.오랫동안참았다.오랫동안담

았다.맘은그게아닐거라는믿음으로그런데오늘은너무버겁고

화가났다.지난뒤에이렇게말하는내가우습기도했다.다말하고

나면편안할줄알았는데너무마음이아팠다.

“엄마,미안해.이렇게까지말할게아니었는데.대학을포기하고

아빠를두달넘게간호했을때도아빠도소중했지만내가그렇게해

야엄마가편안하실것같아서한거야.그런데엄마.나도아파.한

번만날더먼저봐주면안돼요?난가족이항상먼저인데엄마는

왜주위를먼저봐요?”

펑펑울었다.다쏟아붓고나면편안할줄알았는데….난아직도

내게담아두는게나은거같아.

엄마,내가심하게밝게웃는건‘엄마,나너무힘들어요’라는신

호를보내고있는거예요.내가무표정일땐‘참아볼게요’라는신호

고요.그런데엄마,한때는왜날낳았냐고원망아닌원망도했지

만요.나도자식을낳고키워보니까내가이런생각을했던게아주

부끄럽고죄송해요.엄마랑나랑아이랑하나씩행복한일상만들도

록노력해봐요.나에게는삼촌도아닌,외할머니도아닌,엄마가제

일소중해요.엄마,엄마가내엄마라늘감사하고고맙고자랑스럽

습니다.감사해요.

1년전,큰딸의결혼을앞두고있던때집에오니아내가보약

을달이고있더라고요.내가평소보약,보약노래를불러서

당연히제건줄알고웃으며“이거내거야?”물었더니,아내가“아

니!이거현주거야.현주시집가기전에한재먹여서보내야지.몸

도허약한데….”급실망감이들더군요.하지만딸시집가기전에달

여주는약이라는데거기다대고‘왜내건안사줘?’라고할수없어

내색하진않았습니다.

아내가한약먹으라고큰딸을부르기에부엌으로나가식탁에앉

아보약을먹는큰딸의모습을봤습니다.“당신이그렇게빤히보니

까현주가잘못마시잖아.내가나중에현주시집가자마자꼭지어

줄테니까그만좀눈치줘요.”큰딸은웃으며쓴한약을원샷했고,

애청자

나도 보약 지어줘

Letter 15

이달의 편지 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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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딸입에사탕을넣어주는찰나저는딸이그릇에약간남긴

보약을마셔보았습니다.아내와딸이어이없다는듯피식코웃음을

짓더군요.“아니,그냥…나는…맛이어떤가하고.그냥한번먹어

본거야.”그리곤일어나서큰방으로돌아오는데,제뒤에대고밥

이보약이라며큰소리로웃던아내가얼마나얄밉던지요.

그리고큰딸은결혼했고,큰딸결혼만해치우면곧한약을지어주

겠다고약속한아내는말뿐이었는지제한약생각을전혀못하는듯

했습니다.

그리고1년이지난최근며칠전이었어요.저녁에안방에서TV를

보고있는데올8월에결혼하는작은딸이들어오더니봉투하나를

건네더군요.아내와제가누가먼저랄것도없이봉투를들춰보니

현금이었습니다.“이게뭐야?”물으니까,딸은“엄마아빠,보약한

재씩지어드시라고요.”그말에저는반가워웃었는데,아내는울

음을터뜨렸습니다.

“결혼하기전에친구들만나서너좋은거사먹지.왜이런걸우

리한테줘.”

감동한아내의말에작은딸은“내가자라오면서엄마아빠께받

은사랑이얼만데겨우이정도로가지고울고그래.꼭보약사드세

요.내가같이가서지어드리면좋겠지만요즘일이바빠서.죄송해

요.”

그제야저도울컥했습니다.철없어보였던작은딸이언제이렇게

의젓해졌나싶어서요.그리고솔직히작은딸은큰딸보다저희의사

랑을크게받지못했습니다.집안사정도넉넉하지못했던데다가

큰딸이어려서부터병치레를많이해서아내는큰딸만챙기기도버

거웠고,저도회사일이바쁘다는핑계로작은딸은일곱살때까지

자기할머니가거의키우다시피했거든요.

작은딸입장에서는늘좋은건언니차지,부모의애정도,관심도,

늘언니가먼저였던터라불만이많았을겁니다.큰딸과싸우는일

도잦았는데,그때마다저는작은딸에게언니한테대들면못쓴다고

혼냈고,아내도대부분큰딸만감쌌던것같아요.이제와생각해보

면작은딸이얼마나서럽고외로웠을까요?그런데도딸은못난부

모를원망하지않고,선뜻거금을내어놓았으니너무미안했고,저

도아내따라감동에눈시울이붉어졌습니다.

그날밤,아내와이야기를나눴어요.

“내가너무잘못한거같아.큰애한테는시집가기전에한약도지

어줬으면서,작은애한테는그럴생각조차못했네.나진짜못났

다.”

“당신은자식들신경쓰면서잘키웠어.나야말로회사일핑계로

어렸을때놀아주기를했나,애들이무슨고민이있는지대화를제

대로해봤나.당신보다내가더못났지.당신은할만큼했어.”

그리고그날밤,우린작은딸이준돈으로작은딸을위한보약을

지어주기로했습니다.하지만딸은“난진짜괜찮다니까.엄마아빠

정그러면좋아.우리다같이지어먹자!”그렇게하여우리셋은다

정히한약방에가서한약을지어와서로챙겨주며잘먹고있습니

다.약탕기에약을달여원샷을때리고서로에게사탕을넣어주는

지금무척행복합니다.

작은딸현지야,지금까지너신경제대로못써주고,애정표현제

대로못한무뚝뚝한아빠지만,널사랑하는마음은엄청나게크단

다.현지야,아빠가정말많이사랑한다.시집가서도우리자주왕

래하며행복하게살자꾸나.사랑한다,내딸아.

이달의 편지 56 |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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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편지 58 |

저는6살,11개월두아이를키우고있는아이엄마입니다.

정동길에있는서울시립미술관에유명한전시가있어큰

맘먹고두아이를데리고미술관에갔습니다.칭얼대는둘째달래

가며겨우전시를보고나오는데타코를파는푸드트럭을보더니,

큰아이가먹고싶다며보채더군요.

힘들어서얼른집에가고싶었지만아이간식시간도되어퉁명스

레“타코하나만주세요”하고주문하였죠.그런데“매운소스가들

어가는데,어떻게드릴까요?”하더라고요.아차싶었죠.보통은음

식점에가면제가매운재료가있는지물어보기전에안내해주는곳

이거의없거든요.그래서본의아니게메뉴를하나더시켜야했던

경험도몇번있었답니다.

이미현

서울시 마포구 방울내로

감동의 푸드트럭

Letter 16“그럼소스빼고주세요”했더니“아이가먹을수있는다른소스를

넣어드릴까요?”하며마요네즈소스를넣어주시는거아니겠어요.

소스가없었다면퍽퍽하고싱거워서먹기가힘들었을겁니다.

이것만으로도저는정말감사한마음이들었습니다.그런데감동

은여기서부터시작이었죠.

셋이가서고작메뉴하나시켰는데,아이가있으니가져다주겠다

고하시는거예요.자리에앉아있는데타코포장하는상자를뜯어서

아이접시를만들어주더니,물티슈를챙겨주고는음료까지종이컵

에따라주시는게아니겠어요.

미안한마음에제가할수있다고해도“아이를안고있으니제가

해드릴게요”하시더라고요.저는전시회에서본작품보다도작은푸

드트럭사장님의배려에정말큰감동을받았습니다.

‘고작이런걸가지고’라고하는분도계실거예요.하지만혼자서

아이들을데리고다녀본분들은아실겁니다.‘노키즈존’이라며배

고파하는아이와문전박대당한경험들,유모차는들어오면안된다

는곳들,아기의자가없어아이를무릎에앉혀놓고저는밥을코로

먹는지입으로먹는지모르는상황들,밥한번먹는것뿐인데아이

둘을데리고나오는건보통일이아니거든요.

유명하고값비싼음식점에서도겪어보지못한배려였습니다.마지

막까지자리정리도해주시던사장님께감사인사도제대로하지못

하고나온것이후회되네요.

“사장님덕분에그동안힘들었던일들을위로받고온것같아가슴

이뭉클했답니다.스테이크타코도정말맛있었어요.사장님번창하

세요.”

그리고방송듣고계시는다둥이엄마들,오늘도파이팅입니다.

이달의 편지 58 |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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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편지 60 |

친구들가족과함께캠핑을하러갔습니다.즐겁게1박을하

고,다음날집에오려고장비를정리하는데막바지물놀이

를즐기던아이들쪽에서갑자기울음소리가났습니다.

“서림아,왜울어?”

“아빠귀에뭔가들어갔어.아파!흑흑”

“혹시귀에물들어간거아니야?”

“아냐.뭔가귀속에서윙소리도나고,바스락소리도나고,자꾸

찔러.흑흑벌레같아.”

“그럼머리를물속에넣어서잠수해봐봐.벌레가밖으로나오게.”

제말에서림이는잠수를했지만,겁에질려서인지몇초만에나

오더군요.

박종성

부산광역시 강서구

서림이의 캠핑장 추억

Letter 17시간이지날수록딸은더큰목소리로아프다며통곡을했고,캠핑

장주변사람들은걱정이되어모여들기시작했습니다.

하지만산속캠핑장이라가까운병원도없고,일요일이라진료하

는병원도찾기가쉽지않았죠.어떻게해야할지몰라발을동동구

르고있는데,친구중의한명이인터넷검색을하더니식용유를귀

에넣으면벌레가죽는다고해서급한대로아이의귀에다식용유를

부어넣었습니다.그러자서림이는더크게울면서아프다고난리

였습니다.어떤분이플래시를건네주며어두운곳에서귀에비추면

벌레가나온다고해서해봤는데아무리비춰도안나오고이번에도

서림이의울음만커졌습니다.

그때한분이“여기서30km가면밀양시내에OO병원이있는데

일요일도진료한대요”말해주었습니다.

그말에급하게애를차에태우고병원에날아갔습니다.

“아빠,나죽는거아냐?흑흑”

“귀에벌레들어갔다고죽는게아냐.걱정하지마.병원가서치

료하면돼.”

그리고서림이는다행히가는차안에서울다지쳐잠이들었는데,

병원에도착해진료를받는데의사선생님이“우리병원에는귓속을

볼수있는진료장비가없어서큰대학병원에가보셔야할듯합니

다”말합니다.

이일을어쩌나당황,황당해하고있었는데,잠에서깬서림이가

말했습니다.

“아빠,나이제귀안아파.귓속에벌레가죽었는지잠들었는지

아무느낌이안나.”

그래서아이를데리고캠핑장으로돌아왔죠.주변사람들은걱정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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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손편지

이되어서림이주변으로몰렸고어떻게됐냐고물었습니다.그러자

우리딸“저,이제괜찮아요.벌레가죽었나봐요.이것도다추억이

죠.뭐~.”9살꼬맹이가저런말을하다니….다들또한번서림이

때문에놀랐습니다.

우리캠핑장비는병원다녀오는사이에옆에분들이정리해주셨

더군요.감사인사를전하고,양산에있는대학병원으로가10초만

에벌레를뺐는데,파리두마리합친크기만한날개달린수개미가

나오더라고요.저렇게큰게얼마나깊숙이들어갔으면안보였을까

싶고,아직어린서림이가그고통과공포를어떻게참았을까?딸이

새삼대견했습니다.

그리고그날은경황이없어서미처인사를다챙기지못했는데캠

핑장에서아이걱정된다고플래시건네주셨던분,또주변병원검

색해서안내해주신분,서림이귀에다식용유넣어주신분,저희캠

핑장비정리해서챙겨주신분,모두모두정말감사했습니다!

[추신]의사선생님께서알려주신귀에벌레가들어갔을때의대처

법을여성시대가족들과공유합니다.

1. 일단은벌레스스로알아서나오게잠시동안가만있으세요.

2.플래시는비추지마세요.빛을좋아하는벌레는나오지만싫어하

는벌레는더더욱들어갈수있음.(금지)

3.귀이개는절대금지.귀속을파면벌레가더더욱속으로들어가

요.

4.병원이멀리있으면응급처치로귀속에식용유나소주를넣으세

요.벌레가죽습니다.

나의 신장을 나눠준 청년의 결혼식

63이달의 손편지 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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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이달의 손편지 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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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0] 매일 아침 도시락 두 개씩 준비해서 출

근하는 남편. 집밥이 제일 맛있다면서 잘 먹어

주는 남편 고마워요.

[7419] 오늘 올해 첫 마늘을 농협에 출하하는

날이라 왔는데 사람도 많고 마늘은 엄청나게

많네요. 가격이 어떨지 벌써부터 떨립니다.

[0736] 여성시대 들으며 더운 줄도 모르고 양파

밭에서 양파 작업하고 있어요.

[1173] 여기 진주예요. 비닐하우스에서 피망 따고

있습니다.

[0201] 식구가 늘었어요. 씩씩이와 똘똘이 그리

고 총총이 병아리 삼 형제입니다.

[3081] 어제 양파 폐기했습니다. 마음이 아픕니

다. 농촌이 살아야 도시도 사는 거 아닌가요?

여성시대 사진방 66 |

여성시대 사진방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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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9만화로 보는 여성시대 만화로 보는 여성시대 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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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71만화로 보는 여성시대 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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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의 도움으로 순조롭게

커 나갈 수 있었다.

“초기에는 그냥 열심히만 했어요.

새벽 시장에 가서 괜찮은 물건을 구

입해 바로 옆의 가로수길에서 착용

사진을 찍고, 집에 돌아와서 마네킹

에 입힌 상세 사진을 다시 찍고, 업로

드하는 일의 반복이었죠. 다행히 점

점 많은 고객들이 찾아주시면서 직원

도 채용하고 사무실도 새롭게 오픈할

수 있었습니다.”

천정민 대표는 민스샵의 성공 비

결로 ‘트렌디하면서도 민스샵의 기본

스타일을 지켜온 것’을 꼽는다. 민스

샵은 저렴한 가격, 좋은 품질, 그리고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면서도 일상에

서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선

보인다. 고객과의 소통은 기본이다.

“인스타그램을 시작으로 유튜브도

개설해서 고객들과 활발하게 소통하

고 있습니다. 제가 옷을 입는 스타일

이나 메이크업, 헤어 손질법 등을 올

려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들이 제가

올린 콘텐츠에 반응해주시는 것도 하

옷이 날개라는 걸 보여줄게!

IBK기업은행 영통대로지점 거래고객

㈜민스샵 천정민 대표

글 | 노혜진(자유기고가) 사진 | 송인혁

패션 전문 인터넷 쇼핑몰은 잠시만 검색해봐도 쏟아질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다. 그 중 민스샵은 초창기에 설립된

여성의류 전문 쇼핑몰로, 가성비가 좋은 곳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민스샵의 천정민 대표는 혼자 민스샵의 모델을 직접 하면서

이 쇼핑몰을 키워 왔다.

민스샵의 시작은 2009년으로 거

슬러 올라간다. 당시 21세였던 천정

민 대표는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에 재학하면서 쇼핑몰 모델을 겸하고

있었다. 젊은 대표가 쇼핑몰을 운영

하는 것을 지켜 본 천정민 대표는 자

신의 콘셉에 맞는 의류를 팔고 싶다

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으로 겁없이 오픈했던 쇼핑

몰을 몇 달만에 접게 됐어요. 제가 좋

아하는 의류와 잘 팔리는 의류는 다

르다는 걸 몰랐던 거죠. 어떤 부분에

서 실패를 했는지 많이 고민하고 시

장조사를 다녀본 끝에 민스샵을 오

픈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자본이 많이 부족했다.

어린 나이에 직원 없이 어머니와 둘

이서 시작한 쇼핑몰은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 손을 내밀어준 것이 IBK기업은행

이다.

IBK기업은행은 청년 창업의 가능

성을 보고 사업 초기에 필요한 자금

을 대출해주었고, 민스샵은 이러한

행복을 찾는 사람들

행복을 찾는 사람들 72 |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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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샵 천정민 대표의 경영 노하우 3가지

1. 정직하자.

2. 트렌드를 따라가되 우리만의 콘셉은 유지해야 한다.

3. 지금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해라.

㈜민스샵 천정민 대표(왼쪽)와 IBK기업은행 영통대로지점 송하운 지점장(오른쪽)

㈜민스샵

대 표 천정민

주 소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로 218번길 48 민스샵빌딩

홈페이지 www.minsshop.com

송하운 지점장은 민스샵의 성공

비결로 대표가 직접 피팅모델이 되어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방

식을 고수하는 것을 꼽기도 했다. 민

스샵은 현재 많은 직원들이 각 분야

별로 일하고 있지만 천정민 대표가

직접 참여하여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

“저는 크게 사업을 확장할 생각은

없어요. 민스미를 론칭했으니 일단

상품군을 조금씩 늘려갈 생각이고

요.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품질 좋은

의류, 부담 없는 가격대의 의류를 계

속 선보일 예정입니다.”

현재 민스샵의 직원은 총 40명. 매

출이 점점 늘어나면서 필요한 직원들

의 수도, 공간도 부족하기에 새로운

사옥으로 옮기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

이고 있다. 앞으로 더욱 크게 뻗어 나

갈 민스샵의 성장이 기대된다.

나하나 참고하고 있어요.”

매출이 상승하면서 자체 상품도

제작했다. 2016년 자체 제작한 의류

를 시작으로 2017년에는 립스틱을 선

보이며 코스메틱 브랜드 ‘민스미’를 론

칭했다. 민스미 브랜드로 마스크팩과

트리트먼트도 출시했다. 자체 제작 의

류는 현재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민스샵의 이름을 달고 있는 제품

이잖아요.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

도록 품질에 대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서 제작하고 있어요. 고객들이

민스샵 제작 상품이라고 하면 믿고

살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이 판매가 이

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IBK기업은행 영통대로지점 송하운

지점장은 이러한 민스샵의 성장을 무

척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청년 창업

의 롤모델로 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것보다 젊은 청년이 창업을

해서 10년 동안 성실히 운영하면서

발전시켜 왔다는 것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현재 민스샵은 제품 개발,

물류시스템 확충 등이 필요한 상황인

데 이럴때 IBK기업은행이 민스샵에게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동반자

로서의 역할을 다 할 생각입니다.”

행복을 찾는 사람들 74 |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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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치에 업체등록이 되고 계약이 성

사되었다. 이후 이너트론은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대기

업과의 비즈니스가 성사되며 급성장

세를 보였다. 그리고 창업 17년만인

2018년말 임직원 115명, 매출액 350

억여 원으로 50배가 넘는 성장을 이

룰 수 있었다.

“일본 업체와 거래를 성사하고 나

서 좀 더 많은 거래선을 확보하기 위

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했습니다. 해

외 전시회에도 꾸준히 참여하면서 저

희 제품을 알렸지요. 그 결과 2006년

에는 수출유망중소기업에 선정됐고,

2013년에는 ‘1천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실적을 거두었습니다.”

현재 이너트론의 매출 중에 절반

가까이가 수출 실적이다. 99건의 특

허를 보유하면서 자신들만의 노하우

로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사업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도 시도하고 있

다.

“연구개발을 시작하고 작년부터

출시한 디지털 무선 마이크 역시 시

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당시 디지털 무선 마이크는 독일 제

품과 미국 제품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저희 기술로도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에 개발을 시작했

통신 주파수 부품을 전문적으로

개발·생산하는 이너트론의 시작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통신 관련 회사에 다니던 조학래 대

표는 벤처 붐에 편승하여 자신의 사

업을 구상하게 되었다. 투자가 이어지

던 때였고, 통신 역시 2G에서 3G로

발전이 이루어지던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통신기기에 외국 부품

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었어요. 사

업을 시작하기 전에 가능성을 생각

해보았습니다. 우리 기술로 부품을

개발하고 만들어 해외 시장에서 인정

받을 수 있다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기술에도 자신이 좀 있

었고요. 그래서 창업을 결심하게 되

었습니다.”

인천 남동공단의 협소한 월세 임

대공장에서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이너트론은 창업 첫 해 7억 원의 매

출에 그쳤다. 그 후 일본, 미국, 유럽

으로 통신부품 고객사를 찾아 수없

이 다리품을 판 끝에 2004년 일본의

99건의 특허를 보유한

통신장비 핵심 부품 생산 기업

IBK기업은행 송도테크노파크지점 거래고객

㈜이너트론 조학래 대표

글 | 노혜진(자유기고가) 사진 | 송인혁

이동통신 기기의 보급에 발맞추어 통신 기술이 크게 발달했다.

깊은 산 속이나 섬에서도 무리 없이 통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그 예이다. 인천 송도 신도시에 위치한 이너트론은

이런 이동통신 기술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를 한 회사이다.

77행복을 찾는 사람들

행복을 찾는 사람들 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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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같이 성장해나가고 싶다고 얘기했

다.

“IBK기업은행 송도테크노파크지

점에서 사업 초기에 운영 자금을 지

원해주고, 수출 지원을 위한 수출 금

융 지원, 금융 컨설팅을 통한 자금 수

립 계획 등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신사옥으로 이전할 때도 IBK

기업은행의 도움을 받았지요. 아직도

성장 단계에 있는 저희 이너트론이

IBK기업은행과 계속 상생·발전해나

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조학래 대표는 이너트론의 고객은

대한민국의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이라고 말한다. 수출 시장을 더

발굴해 글로벌 고객과 이너트론의 성

장을 주도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5G 시대, 이너트론은 또 어떤 성공의

날개를 우리에게 펼쳐 보여 줄지 조학

래 대표의 구상이 궁금해진다.

죠. 시행착오를 많이 겪기는 했지만

괜찮은 제품이 나온 것 같아 만족합

니다.”

이 같은 연구개발을 지속할 수 있

었던 건 직원들의 힘이 컸다. 조학래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살

아 남을 수 있도록 강한 연구소의 우

수한 연구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

원들의 석·박사 학위 취득을 장려하

고 학비도 전액 지원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너트론 연구소의 앞날은 글로

벌 시장에서 더 빛을 발할 것이라고

조학래 대표는 말한다.

IBK기업은행 송도테크노파크지점

김윤철 지점장은 이 같은 조학래 대

표의 기업가 정신을 높게 평가한다.

“20년간 통신장비 분야 한 우물만

파 온 기업입니다. 자신만의 기술을

가지고 창업하여 이렇게까지 올라온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회사 환경을

바꾸는 등 직원에게 일하기 좋은 환

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본받을 점이라

고 생각합니다.”

IBK기업은행과 이너트론의 인연은

사업초창기인 2005년부터 계속 이어

져 왔다. 당시 IBK기업은행 송도테크

노파크지점은 주변 인프라가 없는 걸

음마 단계의 지점이었다. 사업을 막

시작한 이너트론과 동고동락하며 발

전해온 것이다. 조학래 대표 역시 IBK

기업은행의 아낌 없는 도움에 감사하 ㈜이너트론 조학래 대표의 경영 노하우 3가지

1. 어떤 일이든 끈기를 가지고 해야 한다.

2. 회사에 있는 인재를 중요시하라.

3.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라.

IBK기업은행 송도테크노파크지점 김윤철 지점장(왼쪽)과 ㈜이너트론 조학래 대표(오른쪽)

㈜이너트론

대 표 조학래

주 소 인천광역시 연수구 하모니로 301(송도동)

홈페이지 www.innertron.com

행복을 찾는 사람들 78 |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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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성기애 (여성시대 작가)사진 | 송인혁

경기도광명시의여성시대가족

박연희씨를찾아서

이 땅에 살기 위하여

서울영등포구에위치한외국인종합지원기관인‘서울시서남권

글로벌센터’는늘외국인들로가득하다.상담을받으러오는이,치

료를받으러오는이,각종문제를해결하기위해온분주한발길위

로각나라말이내려앉는다.이곳은여성시대가족박연희씨의일

터다.중국이고향인그는한국에있는중국동포들의이런저런문제

를해결하는상담사일을하고있다.

그가한국에온지는햇수로9년째,50대에막들어선해였다.한

국행을마음먹은건온전히아들때문이었다.대학에막들어간아

들의학비를벌기위해서라면무서운것이없었다.

함경북도가고향인할아버지는가난과식민,전쟁을피해만주로

향했다가그자리에눌러앉았다.그리고할아버지의손녀인박연희

씨는돈을벌기위해지금의기회의땅이라는한국으로돈을벌러온

것이다.

박연희씨는1961년중국길림성연길에서태어났다.신문사책임

편집자인아버지와신문사에서교정을보는일을하던어머니아래

셋째딸로태어났다.아버지의영향을받아어린박연희씨는글쓰

81여성시대 가족을 찾아서

여성시대 가족을 찾아서 2 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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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를좋아했다.연변대학교조선어학부를졸업했다.학교를졸업하

고신문사에들어가기자일을했다.

그의나이42살에연길시방송사의사원모집공고를보게됐다.

<35살이하남자편집기자모집>.조건에맞는건하나도없었지만

무턱대고서류를접수하러갔다.담당자는안된다고손사래를쳤지

만기회를달라다부지게몰아붙였다.딱한달만기회를달라고했

고,담당자는마지못해그러자했다.25건의기사를쓰면되는데32

건의기사를써냈다.정확히한달이지난후편집기자로입사하게

됐다.

그렇게기자일을하다가라디오쪽에책임편집자로일을하자는

연락이왔다.책임편집자는우리로치면프로그램을담당하는피디

다.처음맡게된프로그램이<여성시대>였다.

‘연길시아리랑방송’의여성시대는한국의여성시대와그흐름을

같이했다.연길시방송관계자들이한국에연수를왔었는데당시

여성시대프로그램을보고‘우리연길에도이런프로그램이필요하

다’하여만들게됐다고한다.

박연희씨는8년간<여성시대>피디로일을했다.2002년에시

작해2010년까지했다.아침8시에시작해8시45분까지진행됐는

데,사연을읽고,이야기손님을모셔서방송하고,편집까지하니

정신없이바빴다.8년간연변지역의1천명이넘는이야기손님을

섭외해출연시키다보니그지역의유명인사가됐다.

남편과함께일해서돈을벌었지만아들이가고자하는대학의등

록금은엄청나게비쌌다.고민하던중에아는이로부터한국에있는

‘중국동포신문사’에취업하는게어떻겠냐는제안을받았다.

월급을두배로받을수있다는말에한국에들어왔다.월급은중

83여성시대 가족을 찾아서 2 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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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알아듣지못해혼선이생기고,처리해야할서류는왜그리도많

은지보고서작성에익숙지않아혼자서발을동동구르곤했다.

늦은밤녹초가되어돌아와영어도익히고인터넷도익혔다.그리

고유일하게주어지는혼자만의시간에글쓰기를했다.타지에서의

서러움,가족에대한그리움,몸의고단함을글쓰기로버텨냈다.그

리고짬짬이심리상담사교육을받고심리상담사2급자격증도손

에쥐었다.

하루한시간도허투루쓰지않은덕분으로지금은서울시서남권

글로벌센터의중국통역겸상담원으로일하고있다.중국동포들의

출입국관련업무,가정문제상담,체불임금,민형사상분쟁등모

든어려움을해결하기위해불철주야바쁘게지낸다.

아들도대학을졸업하고현재는한국에서직장생활하고있다.

열심히살아낸흔적은곳곳에서빛을발하고있다.이주여성들의

권익을보호하는단체인‘조각보’의중국대표로활약했고,재한중

국동포문인협회부회장으로일하고있다.이제중국동포들의일은

물론이고한국에사는다문화가정에까지도움의손길을보내고있

다.

“한국에서의생활이고달프고힘들었지만이제여기가내삶의터

전이되었어요.고향인연길은명절때나가끔생각나는정도고요.

한국과중국사이에서제가조금이나마도움이되었으면좋겠어요.

앞으로의계획은제가맡은상담사일을잘해내고그동안써놓은글

을책으로묶어출판하는거랍니다.”

씨앗이떨어진자리에서묵묵히뿌리를내리고잎을틔워아름다

운꽃을피우는민들레를닮은박연희씨.타향이면서고향인이곳

에서의삶이민들레씨앗만큼풍성해지길바랄뿐이다.

여성시대 가족을 찾아서 2 84 | 여성시대 가족을 찾아서 2 84 |

국의두배였지만월세,교통비,통신비,식사비용을제하고나니

중국에서받았던돈보다턱없이모자랐다.한달만에신문사를그

만두고본격적인생활전선에뛰어들었다.

처음엔식당에서홀서빙을했는데,메뉴판의음식이름이영어로

되어있는데다가냅킨,셀프,리필등의뜻을몰라어리둥절했다.

중국에서는조선말을잘한다고했지만한국에서사용하는단어는전

혀다른것이많았다.손님들의말을잘알아듣지못해서욕을먹으

며날마다자존심에상처가생겼다.

손님들과의마찰을피하려고이번엔주방에들어갔는데채소이름

부터가걸렸다.보기에다배추인데‘봄동,얼갈이,알배추’등으로

분류되어‘얼갈이를가져다달라’라는주방장의말에멀뚱하니서있

기만했다.

식당이싫어서옮겨간곳은모텔청소.말이통하지않고묵묵히

청소만하면되려니하고갔는데한동을혼자청소하려니화장실갈

시간이없을정도였다.

그리고간곳은죽집.오른손으로매일세시간씩한방향으로죽

을저었는데딱2년을하고나니손이올라가지않았다.화장실에

가서뒤처리를할수없는지경에이르렀다.

더이상일을할수없게되어고향에돌아갔다.‘다시는한국에가

지않겠다.’다짐했는데몸이조금씩회복되며마음이달라졌다.오

십이넘은아줌마가일할곳이연길에는없었다.조금만더아들에

게힘이돼주자싶어2015년한국으로돌아왔다.

그리고벼락같은행운이찾아왔다.한국회의원사무실의중국어

통역겸비서로일하게됐다.겉은호화스러웠지만,실상은그렇지

도않았다.걸려온전화를받아업무를처리해야하는데한국말을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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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의 단·필·충

권해숙 | 경북 경산시

이등병과 일등병의 차이

저는자장가로여성시대를듣는여성시대열혈애청자입니다.목

요일이면당연히장용의단결!필승!충성!도열심히듣지요.아들

을군에보내고이글을씁니다.

1월에아들을공군에보낼때는그렇게눈물이나더라고요.왜냐

면아들이열살되던해에남편이먼저하늘나라로이사를갔거든

요.이제세월도지나좀덤덤할줄알았는데아들의빡빡머리를보

니그저흐르는게눈물이었어요.

그런데아들을군대에보내놓고보니아들이갑자기효자가되더

라고요.집에있을때보다더자주전화통화하고,편지같은것도

주고받고,SNS에서하트이모티콘도쏘아대고,아들과의관계가

아주돈독해졌지요.

그래서아들이얼른휴가오면좋겠다고생각했는데,아들은집이

좋은건지자유가좋은건지이번에5박6일휴가를나왔는데말한

87 장용의 단필충 이등병과 일등병의 차이

91 막걸리와 멋진 군인들

96 일요일엔 편지를 유나엄마 앵순 씨 사랑합니다

99 너무 잘살아온 나에게

101 엄마가 아들에게 권하는 책

104 미래의 나의 반쪽에게

일러스트 | 조신애

코너 속 편지코너 속 편지 86 |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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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엄마!큰일났어.집에영훈이모자가있어.영훈이가군인

모자를놔두고갔나봐.어쩌지?전화도안받네.”

저도급하게전화를해보았습니다.역시나안받더군요.순간아

찔하면서이것을어떻게해결하나싶었습니다.‘퀵으로보낼까?그

런데군부대에퀵이들어가나?’갑자기남성시대에서들었던무지막

지한군기잡는사연이떠오르면서완전무장을하고연병장을뺑뺑

도는아들을상상하니정말미치겠더라고요.

‘아휴,내가어미맞나?지갑휴대폰이뭐가중요하나?군인은복

장단정이최고먼저인데.아,어쩌면좋아.’

아무리편해졌다고해도군대는군대인것을.제가너무안일하게

생각했나싶더라고요.잠시후딸하고통화했습니다.

“현정아,근데정말영훈이모자맞나?설마걔가그래도초등학

교3학년도아니고군인이모자를안쓰고갔을까?”

마디도안하고소파에누워TV보면서온정신을다집중하더라고

요.또재미없다싶으면컴퓨터앞으로가서눈에불을켜고게임을

하고.이럴거면군대에다시보낼까싶기도했답니다.

입무거운아들앞에서딸과저는슬슬장난이치고싶어졌어요.

먼저취준생딸이그럽니다.

“야야,빠져가지고.집에서도군대있을때처럼해봐라.너도차

라리군대가편하지?따박따박밥주지,용돈주지.시키는대로만

하면되잖아.누나봐라.앞으로의일이막막하다.”

그래도아들은묵언수행중.학습지교사인이엄마도심드렁하게

거듭니다.

“그래.옛날에비하면지금군대는당나라군대라하던데.군대에

서도자기계발좀해라.바깥세상도군대에못지않아.”

그제야아들이한마디합니다.

“그럼두여자분이저대신군대에가시면되겠습니다.가서한분

은용돈도따박따박받으면서시키는대로일하시고,한분은자기

계발열심히하십쇼.”

아들은대꾸할가치가없는지더이상말을않더군요.집에서내내

묵언수행하던아들이오늘다시군에복귀했습니다.애들학교다닐

때준비물챙기던버릇대로“다잘챙겼나생각해봐.뭐빠진거없

니?지갑,휴대폰,또뭐있니?”하니아들이그때는의젓하게“엄

마,다챙겼어.걱정하지마세요”대답합니다.저는아들을한번안

아주고잘가라고쿨하게손흔들어주었답니다.

그리고저는저의일을하러나섰지요.한참아이들을가르치고있

는데휴대폰불빛이반짝이더니가족SNS방에딸이팔짝팔짝뛰는

이모티콘을여러개보내며큰일났다는겁니다.

코너 속 편지 88 |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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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니라니까.여기모자에작대기하나있네.처음부터걔

작대기하나였잖아.틀림없어.큰일났어.많이혼나겠지?택배로

지금보낼까?엄마부대주소알고있어?”

딸과전화를끊고저는저대로리와인드시켜서곰곰이생각해봤

습니다.

‘걔가모자를썼던가?썼던거같기도하고아닌거같기도하고?

머리가긴거같다고하면서그다음에모자를썼던거같은데?’

그런데그때마침아들의전화가왔습니다.

“여보세요?영훈아!너거기어디야?군대도착했어?헌병한테

붙잡히지는않았어?누나가너모자두고갔다고난리야,지금.”

“엄마,아들이일병이나되어서군모를두고왔을까,걱정하지마

세요.저잘도착했어요.”

“근데모자가있대,집에.작대기하나!일병모자!너일병모자

두개니?”

“엄마,작대기하나는이등병이고,일병은작대기가두개야.숫

자랑달라요.걱정하지마세요.”

우리는아들이막일병으로진급한지라작대기하나있는모자가

아들모자인줄알았던겁니다.그제야모든것이평화로웠습니다.

해피엔딩이죠.긴장했던것만큼푸하하하웃고는사연남깁니다.

제가남성시대를그렇게들었는데,작대기하나가이등병인건진

짜몰랐네요.

“아들,사실엄마나누나가웃으면서농담은했지만네가군생활

적응잘하고있는게얼마나자랑스럽고기특한지모른단다.종교도

없는엄마가시간이나면두손모으고간절히기도하는거모르지?

그저지금처럼건강하게군생활잘했으면싶단다.내아들파이팅!”

김영종

장용의 단·필·충

막걸리와 멋진 군인들

얼마전에군대에서막걸리먹은사연이단필충에나오는걸듣고

저의경험과너무비슷해서글을적습니다.

우리중대가벙커구축작업을나갔을때였습니다.당시왕선임이

었던저는눈치빠르고동작빠른후임몇명을차출했습니다.녀석

들을시켜민가에내려가막걸리한말을몰래숨겨오라는특별지

령을내리기위해서였죠.눈치빠르고동작빠른특공대녀석들에

의해무사히도착한막걸리는안전한곳에보관하는치밀함도소홀

히하지않았습니다.소대원들각자개인수통속의물을모두쏟아

버리라고지시를했죠.그리고수통속에막걸리를가득채워은폐

를시켰답니다.

당시는1970년도말.그때만해도벙커작업할때삽과곡괭이,

들것외엔별다른기구가없던그런시절이었습니다.이런방법으로

작업을진행하다보니속도도더디고온몸에서육수가빠져나와기

코너 속 편지 90 | 91코너 속 편지 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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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총알을가지런히역시일렬횡대로정리해놨습니다.이를지켜보

는데순간마음이숙연해지고울컥하기까지하더라고요.

저는소대원들을불러일렬횡대로줄을세웠습니다.그리고발굴

된철모앞에반합뚜껑을각한개씩놨습니다.여기에수통속의

막걸리를정성가득한마음으로예를갖춰따라드렸습니다.또급

한대로안주로건빵도놔드렸습니다.

“전체차렷!순국선열선배님들께묵념!”

묵념이끝난후저는다시외쳤습니다.

“우리모두숙연한마음으로노래한다.부를노래는바로비목이

다.하나,둘,셋,넷!”

“초연이쓸고간깊은계곡~깊은계곡양지녘에~비바람긴세

월로이름모를이름모를비목이여~.”

소대원모두는정말가슴속에서우러나오는진정한마음으로그리

고숙연히비목을합창하고있는순간이었습니다.곧바로현장으로

달려오신연대장님께서도비목을함께합창해주셨답니다.그리고

병사들을기특해하며흡족한표정을지으셨답니다.또선두에선제

등을토닥여주시기까지하셨습니다만,순간제눈앞에는반합뚜껑

속의막걸리가보였습니다.막걸리가자꾸만거슬려안절부절못할

뿐다른생각은사라지고말았습니다.

이때연대장님께서는이런저의불안함을뒤로하고는녹슨철모와

탄피그리고현장을자세히살펴보신후최종적으로작업중지명령

을내리셨답니다.하지만저는이때까지도오직반합뚜껑속의막

걸리가불안하고원망스러울뿐이었습니다.그렇지않아도이렇게

겁을잔뜩먹고있는저에게연대장님께서말씀하시는겁니다.

“김병장!너,어데아픈데있나?연대장이보기엔말이다,꼭,

진맥진지치기도했습니다.이때몰래숨어서마시는막걸리한모

금은산삼물보다는조금못미치겠지만,병사들에겐보약과도같았

답니다.

아무튼,우리소대가맡은벙커구축임무수행을위해땅을열심

히파내려가고있을때였습니다.녹이슨철모다섯개와탄피다수

를발견하게됐습니다.우리는매뉴얼대로이를소대장님께보고했

고소대장님은작업을일시중지시킨후윗선에보고하러급히달려

가셨답니다.

이런상황이라면6.25전사자들의유골이묻혀있을가능성이매

우높았기때문이었죠.저는작업하던삽다섯자루를1m간격을유

지해일렬횡대로땅에꽂았습니다.그리고삽자루위에조금전발

굴된철모를하나씩씌웠습니다.또이앞에는판초우의를곱게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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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았구나.떨어지는낙엽도조심하라는말년에이꼴이되다니.’

그짧은시간에별의별생각이다떠오르더군요.

이때또연대장님께서갑자기제수통까지빼가시며말씀하셨습

니다.

“자!모두각자수통에입을대고자유롭게마신다.실시!”

하지만소대원들은명령에따라수통을입에물었을뿐그누구하

나막걸리맛을음미하진못했습니다.모두후한이두려워겁만먹

고있었기때문이죠.오직연대장님께서만막걸리를꿀꺽꿀꺽반쯤

마신후저에게건네주셨습니다.

“자!김병장,너도한모금마셔야지.오늘물은특별히의미가있

는최고의맛이다.모두고생했다!”

저는그때서야쭈뼛쭈뼛해졌던머리카락이정상으로돌아오고있

었습니다.그제야소대원들도겁을먹었던긴장이해제되고막걸리

를꿀꺽꿀꺽맛있게마셔댔답니다.그렇습니다.오랜군생활을해

오셨던연대장님께서는저의잔머리꼭대기에앉아계셨던겁니다.

저의거짓말과행동을이미다간파하셨던거죠.하지만그날연대

장님께서는병사들의행동을기특하게바라보셨고한수더앞서나

가서너그럽게포용해주셨던겁니다.그날저는말년에용궁을다녀

온그런기분이었습니다.어쨌든그날막걸리는뜻하지않게뜻있는

곳에받쳤다고생각합니다.또지금까지제가먹어본막걸리중에

최고로아름다운맛으로아직도기억에남았습니다.

구축작업이중단된후우리소대원들은다른곳으로작업현장을

옮겼고요.전문팀들이현장에도착해유골수습작업을진행했지만,

아쉽게도순국선열들의유골은발견하지못했음을알려드립니다.

필승!

뭐마려운강아지처럼안절부절안색이안좋다.”

“네!병장김영종!아닙니다.아무곳도아프지않습니다!다만선

배님들의유품을보고있노라니마음이숙연해져그럴뿐입니다.”

연대장님께서다시입을여셨습니다.

“삽자루위에철모를씌운거랑이거,막걸리!누구아이디어인

가?”

“네!병장김영종!제가했고막걸리도제가준비했습니다.그게

그러니까말입니다.막걸리는작업전에미리준비해온건절대로

아니고말입니다,철모와탄피를발견하는순간나라위해희생하신

순국선열들께예를갖추어야겠다는생각에갑자기준비했습니다.

죄송합니다.사전허락도없이술을준비했습니다.”

연대장님께서다시제등을토닥여주며말씀하시는겁니다.

“그래,김병장이정말기특한생각을했구나.김병장너는정말

마음이따뜻한멋진군인이다.이곳에묻혀계실지도모르는선배님

들도후배들의이런모습을보며대견해하고또흡족해하실거다.

잘했어!김병장.”

다시연대장님께서말씀하셨습니다.

“너희들모두고생했는데,물한모금해!수통모두뚜껑을연다.

실시!”

순간저는머리카락이쭈뼛쭈뼛해지고말았습니다.

‘수통속까지귀신처럼들여다보셨으니이젠빼도박도못하겠구

나.’

이런생각하니하늘이노랗게보이기도했습니다.

‘난갈길이이제정해져있구나.거짓말한것까지들통이났으니

더노하시겠지?제대가얼마남지않았는데정말재수없게걸리고

코너 속 편지 94 |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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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엄마가이런말속상해할지모르겠지만나진짜이렇게말했어.

여기20층아파트,제발내가창문못열게못질이라도해달라고.

나는몸이두개라도부족한데,아기들원하는대로다못해주는나

자신이너무싫더라고.이런생활이앞으로10년정도계속될텐데

상상하기싫을정도로숨이막혔어.

엄마가이렇게힘든데,애들이좋아할까?행복을느낄수있는따

뜻한아이로자랄수있을까?막막함에정말오갈곳잃은미아가된

거같았어.이러다간큰일나겠다싶어,결국엄마한테SOS를한

거야.

엄마는일흔이넘어서도내엄마노릇해야하니얼마나힘들었을

까.편지쓰면서생각하니더미안해지네.엄마도그때몸이아파서

부산에서병원에매일같이출석했잖아.그래도내가힘들다는전화

한통에모든걸내려놓고내가사는충북진천까지달려온우리엄

조유나 | 충북 진천군 덕산면

유나엄마 앵순씨 사랑합니다♡

엄마나야,엄마딸.

엄마는알지?나작년에병원에서쌍둥이임신이란말을듣고앞

날이너무막막해서그날종일펑펑울었어.신랑이서운하다고할

정도로….

나한테는이미세상에서자기가제일예쁘다고믿는5살예쁜첫

째딸이랑천방지축독불장군인2살딸이떡하니버티고있었잖아.

그런데앞으로쌍둥이까지독박으로키울생각을하니정말이지앞

날이막막하기만하고나쁜생각만계속하게되더라고.

열달후쌍둥이를낳고한달정도되던어느저녁에집에서신생

아둥이가배고프다고울고,졸린다고울고,둘째는업어달라고울

고,첫째는자기얘기안들어준다고울고,4명의아이가다숨이넘

어갈정도로우는데갑자기패닉이왔어.

참다참다못참고저녁늦게까지일하는신랑한테울면서전화했

일요일엔 편지를

코너 속 편지 96 | 97코너 속 편지 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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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때나는내가살림,음식다할테니엄마는아무것도하지말

고쌍둥이울면안아만달라고부탁했지.그러나매일2시간도못

자고젖병을물리며졸고있는내가안쓰러웠던지,엄마는나를도

와준다고설거지를도와줬지.

그런데그게우리모녀사이를갈라놓는화근이될줄이야.엄마

가싱크대음식물찌꺼기닦는수세미로그릇을닦고,그것도모자

라젖병까지쓱쓱닦고있는걸보고아기분유먹이며깜박졸던내

가깜짝놀라앙칼지게“엄마!”라고소리쳤지.그소리에엄마는많

이당황하고놀라서그냥방으로들어가버렸고,나는뭘어떻게해

야할지몰랐어.몇시간이지나고나서야내가잘못했다는걸알고

울면서엄마방문을두드린거야.나는죄송하다고울고,그모습에

엄마는또도와주지못해서미안하다고펑펑울고.모녀사이가다

이럴까?그때생각하면우리그때참웃겼다.

그이후로둥이가아프지않고씩씩하게200일이될때까지4남

매엄마인나와외할머니로서,또나이든딸과그엄마로서로배우

고열심히협력하며잘살고있는우리가자랑스럽다.

내가건강을되찾고주말마다핫도그가게일로다시출근하고나

서엄마가주말에혼자4명의아이를다데리고집앞키즈카페까지

다녀오시는걸보고솔직히존경스러웠어.놀라운능력까지보여주

시는베테랑할머니!

우리엄마,정말고맙습니다.오빠3명에막내인저까지키우면서

평생고생하고힘드셨는데제가다시고생시켜드려서정말죄송해

요.엄마,애들키워놓고우리여행도많이다니고맛있는것도많이

먹어요.그러니오래오래건강하세요.돌아가신아빠가늘부르던

엄마애칭,이젠내가불러줄게.우리앵순씨,사랑합니다.♡

김청희

일요일엔 편지를

너무 잘살아온 나에게

청희야,외로운병실에홀로누워있는데지난생각에눈물이나

몇자적어본다.그궂은세월어떻게내가살아왔는지말이야.

엄마가어린나를데려와키웠다고했지.그러다아빠가돌아가시

고내가5학년때부터엄마도시름시름병을앓다가6학년때돌아

가셨고.나를데려다키운부모님이돌아가시자마자이집저집돌

아다니면서구박과천대를받았고,주변사람들은진짜친엄마가따

로있다며친엄마에게날돌려보냈지만,난그때중학생사춘기여서

절대,아니죽어도어른들을이해할수가없었어.

내현실이너무싫어어디론가숨고만싶어서,친엄마집에서고

등학교올라갈무렵에나와떠돌이생활을하며살기시작했지.거

지처럼살던어린청희의모습이떠오른다.도움을구걸해가며살았

던가슴시린나의10대.그렇게나혼자맨몸으로부딪히며이세상

에맞서살아가야했지.20대청희는어땠는지돌아보니,‘내가과

코너 속 편지 98 | 99코너 속 편지 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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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뭘잘할수있을까?’늘부정적으로생각하며간신히버티며살았

고,30대엔한국이싫어외국에나갔다가갑자기향수병에걸려무

작정한국으로돌아왔지.참다사다난한날들이었네.

그러다어느뼛속시리게외롭던날,한남자를만나살다가결혼

까지.아기를낳고보니,멍하니살던내정신이그제야들더라.가

족들과잘살아보려고아등바등온갖일을다하며버텼지만가수가

되겠다는꿈만은절대포기할수없었지.그러다작년에너의꿈을

드디어이루게됐잖아.겨우앨범준비해서활동하기시작했는데1

년만에쓰러져병원에갔더니청천벽력같은소리를듣게되었지.

유방암1기.이틀동안눈물만흘렸고잠이들었다깼다반복했는데

문득깨보니내옆에아들이누워있었어.눈에넣어도안아플나의

아이.풀려있던청희너의눈에힘이들어가기시작했고,살아야할

이유가생겼지.초고속으로병원예약해수술까지.

지금도가끔은기분이천당과지옥을오가고있지만나의어린시

절을돌아보며마음을다잡는다.아들을위해어미가할수있는일

은곁에있어주는것,함께하는것이가장우선이라는걸.

청희야,한번씩돌아보길바라.네가어릴때엄마아빠를잃었을

때의그기분.또돌아가신엄마아빠가친부모가아니라는충격까

지.쉽게헤어나올수없었지.내가아이를낳기전까지는.그트라

우마에서겨우벗어나게해준내자식에게나와같은일을겪게해서

는안되잖니.

일단건강해지자.그리고뭐든열심히최선을다해살아보려는엄

마를꼭보여주자.아들에게꼭소리내어말하자.엄마는최선을

다해널멋진남자로키울거라고.오래오래곁에있을거라고.청희

야,오늘도편안한날되길바란다.사랑해!

박양희 | 부산광역시 서구 천마로

엄마가 아들에게 권하는 책

아들!

엄마는오늘네게책한권을소개하려고해.최인호작가의‘머저

리클럽’이라는책이야.최인호작가는글에서따뜻함이느껴져서내

가좋아하는분인데이책은편안하고인간미가넘쳐나서너도읽게

되면빨려들게될거야.

‘머저리클럽’은보통아이들의고등학교시절이야기야.소소한일

상들속에서겪는갈등과성장통,그들만의우정과낭만그리고사

랑을잔잔하게그려내고있지.주인공동순이가고등학교에입학하

면서이야기가시작되고졸업과함께이야기는끝이나.

문학소년인동순이는영민이,동혁이,문수,철수,영구와함께

어울리며머저리클럽이라는모임을만들어.6명의악동은함께어

울려다니며무전취식하다걸려정학을당하기도하고,호기를부

려보기도해.동순이가쓴연애편지한번볼래?

일요일엔 편지를

코너 속 편지 100 | 101코너 속 편지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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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씨,만나고싶습니다.만나서뭐하겠느냐고묻는다면할

말이없습니다만그냥얼굴만이라도보고싶습니다.……>

아들,네게도가슴두근거리는이런만남이곧생기겠지.

자,여기가하이라이트인데머저리클럽이드디어근처의여고클

럽과교류를하지.새로만든클럽이름은샛별회야.순수함이묻어

나는이름이지?샛별회가처음만나던날,한껏들뜬모습으로가방

을흔들며휘파람을불어대던남학생들과새침한여학생들의깔깔거

리는웃음소리가여기까지들려오는듯하네.

아들,난이장면에서네가그속에앉아있다고생각해봤어.너

는또어떤모습일까?우리의정영군은시크한모습으로나쁜남자

티를팍팍내고있지는않을까?

샛별회회원들은여행,독서토론,고아원봉사를하며우정과사

랑을나누고그들만의젊은나날을충분히즐기고나눈단다.혜련이

만보면말을더듬는문수,말숙이를위해손이빨개지도록나무를

타며버찌를따는동혁이,승혜에게시를읊어주는동수,모두알퐁

스도데의‘별’에나오는목동같이순수하고아름다워.

엄마는여학생들틈에끼여머리카락을쓸어넘기며새침하게앉

아있기도하고,산으로빵집으로책속을누비고다니기도했지.그

러다졸업하는장면에서는부모로분해감동의눈물을흘리고있더

라.

얼마전중학교에입학한네생각에그랬나봐.초등학교졸업도

감동적이었는데,네가동순이형처럼고등학교를졸업한다고생각

하니정말뿌듯하고가슴이벅차지뭐야.눈물도살짝나오더라.

졸업식에서담임선생님이아이들에게해주신말씀도감동그자체

야.잘새겨들어봐.

<너희들은무엇이되어있을지모른다.문제는어디서나언제나,

너희들이무엇을하든그자리에없어서는안될사람이되어주길

바란다.>

엄마의선생님들이나네가만났던많은선생님의마음을대신하는

것같아.엄마의학창시절을파스텔톤으로만들어준나의친구들과

많은이야깃거리를만들어주신선생님들덕분에아직도그시절을

아름답게추억할수있어엄마는얼마나행복한지모른다.

아들!동순이형처럼좋은친구들많이사귀고,그시절에만느낄

수있고,그시절에만볼수있고,그시절에만가질수있는것들을

마음껏누리고즐겨서평생의네재산이될수있는학창시절의좋

은추억을많이만들길바란다.

-오늘도따뜻한시선가득담아,조용히아들을바라보며엄마가

코너 속 편지 102 |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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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 |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면

미래의나의 반쪽에게

일요일엔 편지를

저는이땅에태어나는순간부터운명의상대즉배우자를기다리

면서38년동안살아오고있는혼기가찬처자입니다.

어릴때부터신데렐라와백설공주등의동화책을보고자라서인지

잘생기고자상한백마탄왕자를기다리면서십대를보냈지만그런

남자친구를만들지못했습니다.

20대때부터는현실을깨닫고서는저를꾸미고가꾸면서5년주

기로결혼할남자를기다려보았으나20대때도결혼상대자를만나

지못했죠.

다만연애는가뭄에내리는소나기처럼몇번해보았지만결혼은

못했습니다.

그렇게30대를맞이하다보니20대랑은사뭇다르게소개팅도잘

안들어오고선자리에나가도이런저런이유에서안되었죠.그러

다보니지금나이까지오게되었습니다.

제가왜이렇게결혼에목숨을거냐면요.평범하게남들다하는

거저도한번해보고싶고,어느누구보다도내조라는것좀하면서

때론알콩달콩때론지지고볶으면서그래도사랑하면서사람사는

것처럼살아보고싶어서입니다.

그리고미래에만날배우자에게“여성시대에당신을간절히만나

고싶은마음으로가상편지를보냈더니나의소중한당신을만나게

된거야”라고말하면서이방송도들려주면평생잊지못할추억도

되잖아요.그래서진심과간절한마음을담아서편지를써봅니다.

미래에곧만나게될내반쪽자기에게.

안녕!난당신의이름도얼굴도아무것도현재는모르지만하늘에

서맺어준내오른쪽짚신한짝이맞기에이렇게용기내서편지를

보내봅니다.

전걸음을걸을때오른발부터걷기에저의중심은오른발인당신

이고전왼발이라생각하거든요.

당신도지금쯤어디에선가당신에게띄우는이편지를듣고있으

리라믿기에당신이연하이든연상이든동갑이든,좋은직장을가지

고있지않던,단점이많던,말못할고민을가지고있든간에그건

나에게중요하지않다는것만을알아줬으면해요.

사람사는이야기가묻어나는방송을듣고있는당신이라면분명

아픈사연에눈물지었을것이고,기쁜일에자기일처럼행복해하면

서박수쳐줬을게분명합니다.

이런성품을가진당신이라면아마도당신은지나가는모르는할

머니의손수레를말없이뒤에서밀어줄것이라믿어요.

백마디의말보다는행동으로보여주는멋진사람일거라고생각

코너 속 편지 104 | 105코너 속 편지 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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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기에그런당신은분명아내에게존댓말을쓰면서아내를사랑

으로존중해줄것이기에그런멋진당신을위해서나도매일같이요

리연습을하고,‘욱’하는성질을온화한성품으로바꿔보기위해서

명상의시간을가지고클래식을듣고있습니다.

솔직히동적인걸좋아하는저에게있어서는정적인클래식을들

을때면꿀잠을자기도하고,명상을할때면왜그리배가고프면서

이것저것온갖음식점메뉴판들이아른아른해서집중할수가없을

때가많기는하나,그래도게으르지않고꾸준히한두시간씩은하

고있으니걱정하지마세요.

그리고건강을위해서새벽마다아버지와함께뒷산약수터를다

니고있기에우리식구모두다건강하답니다.

친정엄마께서도45년간을식구들을위해서아버지랑싸웠을때도

감기,몸살로몸이아프셨어도5첩이상아침상을차려주셨기에딸

은엄마닮는다고저또한당신과싸웠거나행여안좋은일이있거

나기분이엉망이라도아침밥은꼭차려줄것이고,등돌리고자는

일없을거예요.

그리고우린성인이고,늦게만나는만큼안좋은일이나서로싸

워서속상한것들은하루가지나지않아풀도록해요.

다른부부들싸우고산시간동안에우리는서로의반쪽을기다리

고기다리면서애타게시간을허비하면서살았기에우리가서로의

반쪽인것을알아보게되면시간낭비하지말고알콩달콩살아가도

록해봐요.

참,위에언니만둘이있기에전막내로서애교가엄청많으니까

늘돈버느라힘든당신을웃게해줄게요.물론나도함께맞벌이하

면서당신과함께보조를맞출테니까걱정하지말고요.

우리가언젠가서로운명이라는것을알아보는그날까지서로의

자리에서열심히일하면서부모님께효도하면서대인관계잘하면서

살아가도록해요.

미래에만날나의반쪽.

아프지말고늙지말고온유한인품변하지말고늘행복한꿈만을

꾸면서하루하루를맞이하도록해요.우리가만나게될그날까지요.

참,저는의류쪽일을하니까당신을패셔너블하게해줄자신도

있으니까기대해도좋아요.

그럼이제서로를알아볼그날까지잘지내요.

코너 속 편지 106 |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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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열린 수요일

매주 수요일은 여성시대 문을 활짝 열어놓기로 했습니다.

이름하야 ‘열린 수요일’ 살면서 궁금하고 알고 싶은 거, 알아야 할

거, 두루 알아보는 시간으로 수요일 3~4부를 꾸미겠습니다.

목: 장용의 단필충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군대 시절!

코미디 영화보다 더 웃기고 액션 영화보다 짜릿한! 군대 시절의

이야기를 보내주세요. 개그맨 장용 씨와 함께 나누겠습니다.

금: 여성시대 초대장

금요일 아침, 여성시대에서 만나고 싶은 분에게 초대장을

띄웁니다. 만나고 싶은 분을 신청해주시거나,

초대장을 받은 분들에 대해 궁금한 점을 올려주세요.

토: 마음과 음악 사이

평일과 주말 사이, 일과 휴식 사이에 자리 잡은 토요일 아침.

왠지 평소와는 다른 아침시간을 보내고 싶으시다면

여성시대 <마음과 음악 사이>와 함께하십시오.

마음 읽어주는 남자, 정신과 의사 윤대현 교수와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 사람들에게 받은 크고 작은 상처를

함께 들여다보고 더불어 치유하는 시간입니다.

일: 영화와 음악 사이

일요일 아침은 ‘영화와 음악 사이’로 산책을 떠납니다.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는 김세윤 작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픈

영화, 그리고 영화 속 음악을 남겨주세요.

주소 : (03925) 서울시 마포구 성암로 267 MBC 라디오 여성시대

여 성 시 대 에

사 연 을 보 내 주 세 요

매일: 일반사연

살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 속 시원히 털어 놓아야 할 말들,

간단한 사연 신청곡, 축하해주고 싶은 일들,

칭찬하고 싶은 사람들을 사연으로 부담없이 편안하게 보내주세요.

월: 우리 아이 문제없어요

아이를 키우다보면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한숨이 절로 나올 때가 있지요?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소소한 육아고민과

자녀와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에 대해

<우리 아이 문제없어요> 방에 보내주시면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인 서천석 선생님과 함께 나누겠습니다.

화: 천태만상-일터에서 생긴 일

일터에서 있었던 귀여운 실수담, 지우고 싶은 흑역사,

면접이나 회식에서 있었던 일, 직장상사,

진상손님 때문에 속병 난 사연, 어느 회사나 꼭 있는 얄미운 동료,

이상한 동료, 좋은 동료 이야기, 아르바이트나 부업하다가 생긴 일 등등

일터에서 벌어진 천태만상 여러분의 이야기라면

무엇이든 환영합니다.

109 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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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있나보다.떠남에대한선망이크다.그건늘생방송스튜디오에

앉아떠나는이들의얘기만듣고막상떠날수없는내처지때문일

것이다.

여름감기는왜꼭내게신고를하는지!올여름도꼬박2주넘게

고생을했다.곰곰나를돌아보면밖에서보내는시간이길고외식

을계속할때속기운이떨어지면서감기가오더라는결론이다.졸

아붙은된장찌개하나를놓고먹더라도집밥이내게는힘이다.며칠

전여자들끼리쓰잘떼기없는신변잡사를늘어놓고,수다로깔깔댄

적이있었다.나는어린날의혼밥(혼자밥먹기)얘기를했다.어

떤친구는자긴어떤경우에도혼밥은못하는데요즘엔물냉면에꽂

혀서누웠다가도냉면생각이나면벌떡일어나차를몰고저멀리

강남의우○옥까지간단다.

내게도물냉면으로아점(아침&점심)을하던20대가있었다.동

양라디오시절,서소문시절의얘기다.음악프로그램DJ일마치고

명동으로일하러가는길에명동한일관에서점저(점심&저녁)로

또혼밥을해야한다.영업시간전에직원들의식사시간,식사맥

이끊겨서반갑지않았을텐데도싫은내색을안하셨다.손님이라

곤넓은홀에나혼자!나중에는주방식구들잡숫는데와서같이먹

고가라고권했다.참고마운분들이었다.인심좋았던시절의얘기

다.그렇게난70년대의혼밥족이었다.누구도내일하는리듬과시

간을맞출수없으니까늘혼자다녔고혼밥을먹었다.계면쩍거나

무안하지도않았다.어쩔거냐?밥을먹어야일을하는데….

휴가를꿈도못꾸는분들이나,이미다녀온분들이나잘놀고잘

쉰후에멋진여름마무리를생각해본다.소찬이나마집밥을잡숫기

를!혼밥이라도든든히즐기시기를!

양희은의 스튜디오에서

양희은 | 여성시대 진행자

밥심으로 살기

남편이꿈꾸는휴가는한갓지게놀며쉬며먹으며좋은숙소에머

무는것.나는빨빨거리고온동네시장을장돌뱅이처럼싸지르며

거기사는사람들의일상을조금이라도알고흉내내며지내는것.

이렇게다르다보니휴가에대한모든것은내게일임하고따라오는

편이다.생각해보면짐싸기까지가설렘이다.큰바구니에필요한

물품목록을체크해가며툭툭집어던져놓는다.그물건들을다시

정리해떠나기하루전트렁크에차곡차곡넣는다.우리부부에게

필수항목은안경(돋보기,보통안경,선글라스),걷기편한신발,

모자,목도리,비상약품상자,바람막이점퍼,여행지정보를담은

책자와여행일지,가벼운배낭,휴대폰과충전기,여행지기후에따

른짧은팔티셔츠,긴팔셔츠,긴바지,반바지,내복등이다.

그렇게짐을싸들고공항에도착하면대체무얼얻자고편한집

놔두고먼길떠나나싶어기분이묵직해진다.그러다가막상목적

지에도착하면집생각은훠이훠이뒤로날아간다.나이들어서낯

선곳으로떠날때의바람은무탈하게집으로돌아오는것이다.

요즘엔내나라구석구석에대한궁금증도크다.TV다큐프로그

램볼때마다말통하지,정겹고속편한음식이어디에나있지,위

급할때도안심이지,싶어두루다가보고싶다.확실히내겐역마살

111양희은의 스튜디오에서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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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이나실로어마어마한것이었다.우리의남은생애안에다시한

번일어나기쉽지않은‘사건’과같은일이다.

메이저리그는명실공히세계에서가장야구잘하는선수들이모

여경쟁하는리그이다.그리그에진출한것만으로도대단한일인

데,다승1위,평균자책점1위,삼진대볼넷비율1위등화려한

성적을전반기에거둬내고,전반기최고의활약을펼친스타들만

뽑힌다는올스타전에당당히이름을올렸다는것은정~말~로대

단한일이아닐수없는것이다.

더욱더놀라운것은그냥투수가아니라‘선발투수(시작할때부

터던지는투수)’로플레이를했다는것이다.이것이얼마나대단한

일인지는같은팀소속인‘커쇼’선수와비교해보면이해가쉬워진

다.커쇼는총8회올스타로선정되었고,연봉도류현진선수의거

의두배를받는그야말로세계1위투수이다.이런‘커쇼’도메이저

리그올스타전‘선발투수’의영예는한번도경험한적이없다.그

힘든걸류현진선수가해낸것이다.한국선수선배중,박찬호,

김병현선수가2001년과2002년에각각올스타전에투수로등판

한적은있지만,‘선발투수’는아니었었다.

아직후반기가남아있어섣불리예측할수는없겠지만,이분위기

대로라면연말에는정말어마어마한일이류현진선수에게일어날

지도모른다.사상최고금액의새로운계약과사이영상(미국프

로야구최우수투수에게주어지는상)수상등등.

그런데여기서꼭하나생각해볼것이있다.도대체무엇이류현

진선수를이런마법같은일을가능케한선수로만들었을까?물

론가장큰이유는류현진선수본인의타고난실력과끊임없는노

력일것이다.그렇다면그다음은?류현진선수는혜성처럼나타

U20축구대표팀의월드컵결승진출로느꼈던감동의전율이채

가시기도전에,야구에서또한번온국민의마음을설레게한일

이있었다.바로LA다저스에서활약중인대한민국의류현진선수

가아시아선수로는두번째,한국인선수로는최초로미국프로야

구메이저리그올스타전선발투수로등판한일!

야.알.못(야구를잘알지못하는)분들도지난달10일(한국시

각),미국오하이오주클리블랜드의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열린

2019메이저리그올스타전에서류현진선수가1회말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등판해1이닝동안안타1개를내줬지만,땅볼3개로

상대팀아메리칸리그소속최고의타자들을무력화시키며실점없

이마무리했던역사적순간을기억할것이다.그야말로한국야구사

의새역사가쓰였다.

류현진선수는2년간의부상공백이있었던선수가맞나싶을정

도로올초부터뛰어난활약을이어왔다.그러다보니어느순간부

터는우리국민들에게류현진선수의선전소식이당연한것으로느

껴졌었다.하지만전반기를마감한시점에서류현진선수가이루어

낸기록들은지난번젊은축구선수들이이뤄낸월드컵결승진출만

서경석의 스튜디오에서

서경석 | 여성시대 진행자

역사적 순간의 완성 뒤에는 항상 가족이 있다

113서경석의 스튜디오에서 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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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신인이아니다.2006년에한국프로야구에데뷔한올해로13년

차의중견선수이다.실력은신인때부터인정받았고,노력도그

동안안한것이아니다.그런데유독올해에이렇게눈부신활약

을펼치는이유를설명하는데엔반드시이사람이필요할것이다.

배.지.현!

류현진선수는선수생명최대의위기였던어깨수술후재활중

인시기에배아나운서를만나지난해1월결혼에골인했다.공교

롭게도운동선수들에게가장힘든시기인부상의치료와재활,복

귀과정을모두배아나운서가함께한것이다.

고국을떠나미국에진출한이후,외로운싸움을하던지난시간

과는달리,그의옆에항상아내배지현이있었던것이다.야구를

잘아는아내,스포츠채널출신의배지현아나운서는류선수가잘

먹고,자고,쉬는데도움을주는일반적인아내들의내조는기본이

었을것이고,평상시부부가나누는대화에서도야구를굳이배제

하지않고,오히려더흥미롭게야구이야기를하지않았을까예측

이된다.배지현아나운서가결혼전했던일이바로야구를분석하

고야구선수에게질문을던지는일이었기에.

큰일을해내는위인들옆에는항상묵묵히그들을응원하고돕는

가족과지인이있다는불변의사실을다시한번깨닫게되는부분이

다.

대한의자랑,류.현.진!지금까지이뤄낸일만큼이나더큰일

들을만들어낼것을의심하지않는다.타고난실력에성실함까지

갖추었고,머리또한비상한류현진선수이기에.그리고그의옆에

는아내배지현,트레이너김용일코치가있고,멀리떨어져있지만

밤잠설치며매경기를응원하는부모님과국민들이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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